2024년 하반기에 접어들며, 상반기 우리 사회에 크고 작은 파장을 일으켰던 소식들을 돌아봅니다. 일상에서 실감하는 고물가나 이상기후부터 세상사에 주목하지 않으면 놓치기 쉬운 복지사각지대 이슈까지, 트리플라잇이 종합일간지 6종·경제전문지 2종을 모니터링하며 스크랩한 상반기(1~6월) 사회 이슈 관련 보도 기사 2,072건을 10개 분야*별 키워드로 정리했습니다.
*10개 분야 : ▲건강 ▲경제 ▲과학기술 ▲교육 ▲복지 ▲기후 ▲안전 ▲인구 ▲일자리 ▲환경
분석 결과, ‘경제’ 관련 기사가 20.1%, ‘인구’ 관련 기사가 18%로 전체 기사의 약 40%를 차지했습니다. 정부 재정, 기업 경기, 가계 대출 문제와 함께 인구구조 변화에 대한 우려가 커진 모습입니다.
‘경제’ 분야부터 살펴보면, #가계부채 증가와 #국가부채 증가 관련 기사가 두드러졌습니다. 2023년 기준 가계 대출액과 결제 전 신용카드 사용액을 더한 가계신용 규모는 1,886조4,000억원(4분기)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세금은 본예산보다 56조4,000억원 덜 걷혀 역대 최대 규모의 ‘펑크’를 냈습니다. 기업 사정도 좋지 않습니다. 특히 #폐업하는 소상공인이 부쩍 늘었는데요, 2023년 폐업한 외식업체는 총 17만6,258곳으로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9만6,530곳)보다 83%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인구’ 분야에서는 ‘저출생-고령화’로 인한 문제 상황과 솔루션에 관한 기사가 매달 꾸준히 보도됐습니다. 저출생의 여파는 학교 현장에서 #학령인구 감소로 뚜렷이 드러났는데요, 전국 초등학교(6,175개교)의 2.5%인 157곳이 1학년 신입생을 한 명도 받지 못했습니다. 문제는 이 중 9개교를 제외한 148개교가 비수도권 지역 학교란 점입니다. 거주인구가 줄어드는 비수도권 지역의 소멸을 막기 위해 정부는 ‘지역에 정주(政主)하는 대신 장기간 체류하는’ #생활인구 유치에 나섰습니다. 생활인구는 해당 지역에 월 1회 하루 3시간 이상 체류하는 사람을 포함하는데요, 일례로 여행객이 많이 찾는 충북 단양군은 지난해 4~6월 기준 주민등록인구(약 3만명)보다 생활인구(27만명)가 9배나 많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경제난과 인구 변화의 영향은 '일자리' 분야 이슈로 이어집니다. 청년 취업자는 줄고 고령 취업자는 늘어나는 #고용시장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이에 따라 양질의 #고령자 일자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2023년 전체 취업자 가운데 30·40대 비율은 40.9%로 50대 이상 비율(45.4%)을 밑돌았습니다. 60세 이상 자영업자 수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200만명을 넘어섰는데요, 은퇴자들이 개인택시 운영이나 화물차 운전, 택배 운송업에 뛰어든 영향으로 해석됩니다. 정부는 #해외인력 유입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서울시는 앞으로 5년 동안 필리핀 가사관리사를 비롯해 개도국 대학 이공계열 석·박사급 인재를 유치하는 데 2,506억원을 투입하겠다는 마스터플랜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AI로 인한 리스크에 대비하려는 정부·기업에 관한 기사가 많았습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AI 제반시설을 가동하는 데 필요한 전력을 충당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전력 공급망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AI 오남용으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사내 전담 보안팀을 설치하거나, AI 안전 서약을 맺는 등 윤리적인 AI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하는 데도 열심입니다. 국가 차원에서도 AI 오남용을 막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유럽연합(EU)은 세계 최초로 #AI 규제 법안을 가결해 12월부터 기업들에 적용할 예정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AI 산업 육성 및 신뢰 기반 조성에 관한 법안’이 발의됐지만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안전’ 분야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이 화제였습니다. 2022년 시행 당시 50인 이상 사업장에만 적용되던 중대재해처벌법이 2년 유예기간을 넘겨 올 1월 말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에도 적용되기 시작했는데요, 그 영향력에 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합니다. 부산 서면 클럽, 강남역 인근 옥상 등에서 #교제폭력 사건이 발생하면서 그 심각성을 짚는 기사들도 여럿 보도됐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교제폭력 피해자 공식 통계가 집계되지 않고 있어 피해 규모조차 제대로 파악하기 힘든 실정입니다.
‘건강’ 분야 주요 이슈로는 지난 2월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파업하면서 시작된 #의료대란과 함께 마약·도박·흡연 등 #청소년 중독 문제가 꼽힙니다. 특히 마약과 도박 중독은 불법 거래 등 범죄로 이어지고 있어 대책이 절실합니다. 지난해 경찰에 적발된 10대 마약 사범은 1,477명으로 5년 전인 2019년(239명) 대비 6배가량 증가했고, 작년 9월부터 올 3월까지 적발한 도박 사범 2,935명 중 35.4%가 초등학생을 포함한 청소년이었습니다.
‘교육’ 현장에서는 오는 9월 전국 초등학교에 도입되는 #늘봄학교와 ‘서이초 사건’을 계기로 수면에 떠오른 #교권침해가 이슈였습니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교사가 상해를 입거나 폭행을 당한 사건은 1,133건으로 해마다 증가 추세입니다. 교권침해 문제가 불거지자 지난 4월 서울시는 충남도에 이어 전국 두 번째로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했는데요, 이로 인해 학생 인권이 위협 받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기후’ 관련해서는 #이상기후로 농작물 수확량이 급감하면서 먹거리 물가가 급등한 #기후플레이션이 화두였습니다. 해외에서는 초콜릿의 원재료인 카카오 열매 가격이 사상 처음 톤당 9,000달러를 돌파했고, 국내에서는 사과 가격이 2월부터 6월까지 4개월 만에 80.4% 올라 ‘金사과’로 불린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기후위기로 인한 먹거리 인플레이션은 식량 안보를 위협하는 중대 문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환경’ 분야에서는 자원순환 솔루션 관련 기사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폐기물 규제 유예를 결정한 환경부의 ‘역주행’이 눈에 띕니다. 지난 2022년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른 ‘제품의 포장재질·포장방법에 관한 기준 등에 관한 규칙’이 개정되면서 올 4월부터 유통업체 130만 곳을 대상으로 과대포장 단속이 실시될 예정이었는데요, 규제 적용을 두 달 앞두고 환경부는 ‘2년 연기’를 발표해 환경단체들의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밖에 #지속가능항공유 관련 기사도 여럿 보도됐는데요, EU가 유럽 지역에서 이륙하는 모든 항공기에 지속가능항공유(SAF) 사용을 의무화하면서 정유업계에서도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입니다. 국내에서는 지난 1월 에쓰오일이 폐식용유와 팜유 부산물 등을 활용한 지속가능항공유 생산 시설을 개시하며 첫 테이프를 끊었습니다.
‘복지’ 분야에서는 가족돌봄·고립은둔·자립준비 청(소)년 등 복지 사각지대의 미래세대를 지원하는 정부 정책과 민간 사업에 관한 기사가 많았습니다. 특히 #고립은둔청년 지원에 관한 소식이 주목할 만한데요, 지난 3월 여성가족부는 고립은둔청(소)년 대상 전국 단위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와 협력해 고립은둔청소년 원스톱 패키지 시범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장애 등급 판정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공공 지원 울타리 밖에 있던 #경계선지능장애인(느린학습자) 지원책도 발표됐습니다. 서울시는 6월부터 혼자 자녀를 양육하는 경계선지능장애 부모 지원사업을 시작으로 경계선지능장애인 대상 복지 체계를 강화할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