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팩트 리포트(impact report)’는 기업·기관의 활동이 창출한 사회·환경적 ‘임팩트’를 조직 구성원, 협력자, 기부자, 수혜자, 고객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에게 보고(report)하는 문서입니다. 즉, 임팩트 리포트는 조직이 사업·활동을 통해 만들어내고자 하는 임팩트를 명료하게 정의하고, 적합한 기준과 지표에 따라 임팩트를 얼마나 창출했는지 측정하는 ‘임팩트 관리(management)’의 도구입니다. 이와 동시에 조직의 임팩트 창출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이해관계자들에게 그 성과를 공유하는 ‘임팩트 커뮤니케이션’ 채널이기도 합니다. 체계적·논리적인 방법론을 기반으로 정성적·정량적 임팩트를 정확히 측정하는 것 못지 않게, ‘손에 잡히는 성과’와 ‘마음에 와닿는 이야기’로 임팩트를 전달하는 전략적 고민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더 읽을 거리 : 🔎임팩트 리포트에 대해 알아야 할 원칙 3, 🔎2023 글로벌 임팩트 리포트 트렌드, 🔎임팩트 워싱 없는 임팩트 리포트 만들기

이러한 니즈와 맞물려 최근 해외 비영리·사회혁신 조직들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임팩트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도구로써, 웹 기반의 디지털 리포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웹 기반 디지털 리포트는 ▲판형이나 쪽수에 구애 받지 않고 매끄럽게 내러티브를 전달하고 ▲사용자 반응형(interactive) 요소를 접목해 자칫 밋밋하게 읽힐 수 있는 데이터를 생동감 있게 표현하며 ▲다양한 시각적 장치를 활용해 조직 또는 프로젝트의 브랜드를 강화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트리플라잇도 몇몇 고객사와 함께 웹 기반 임팩트 리포트 작업을 진행 중인데요, 트리플라잇의 즐겨찾기에 저장해둔 해외 디지털 리포트의 최신 트렌드를 전합니다.

생생한 변화 사례를 담고 싶다면? 내러티브를 담은 ‘임팩트 스토리텔링’ 페이지로

웹 기반 디지털 리포트의 장점은 기존 인쇄물·PDF형 리포트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면적(판형)에 구애 받지 않고, 모션 그래픽·동영상 등 움직이는 이미지를 리포트에 삽입할 수도 있죠. 특히 사업 및 활동을 통해 나타난 정성적인 성과와 변화를 단계별로 표현할 때 더욱 매끄럽고 생동감 있게 스토리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2014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파키스탄의 인권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Malala Youzafzai)가 설립한 비영리재단 Malala Fund의 2021·2022년 임팩트 리포트는 프로젝트의 시계열적 장면과 내러티브를 종횡(縱橫)으로 전개하고 있습니다. 화면 좌측에 숨김 메뉴에는 ‘About us(재단 소개)’, ‘Our Programmes&Advocacy(주요 활동 소개)’, ‘Financial Snapshot(재정 현황)’ 등 세로형 목차가 배치돼 있는데, 원하는 챕터를 클릭해 마우스를 스크롤하면 가로 방향으로 길게 본문이 전개됩니다. 마치 돌돌 말린 두루마리가 풀어지듯 프로젝트의 단계별 장면과 상세한 내용이 가로 방향으로 펼쳐져, 내러티브의 가독성을 높여줍니다.

Malala Fund의 2021·2022년 임팩트 리포트. ⓒMalala Fund

미국 지역개발금융기관(CDFI) 중 하나인 LISC(Local Initiatives Support Corporation)는 저렴한 임대주택 보급부터 소상공인 사업 자금 대출 등 지역사회(community) 단위의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다양한 사업을 운영하는 비영리기관입니다. LISC는 2016년부터 웹 기반 디지털 연간 리포트를 발행해왔는데요, 특히 트리플라잇의 즐겨찾기에는 2020년 리포트가 저장돼 있습니다. 동영상, 하이퍼링크 등 디지털 콘텐츠를 적재적소에 활용해 수혜자의 변화 사례와 기관이 창출한 임팩트 사례를 풍부하게 전달한 방식이 눈에 띕니다. 4개 챕터 중 ‘Portraits of Impact(임팩트 창출 사례)’를 클릭하면, LISC의 지원을 받은 소상공인, 벤처 투자자 등 수혜자 인터뷰 영상, 주요 협력자의 음성 파일 등이 팝업창으로 연결됩니다. 이들은 해당 기관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실제 현장에서 나타난 변화를 직접 설명합니다.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로 직접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만큼, 신뢰도는 물론 임팩트에 대한 접근성과 체감도 역시 높아집니다.

LISC의 2020년 임팩트 리포트. ⓒLISC

정량적 성과의 몰입감을 높이고 싶다면? 수치 변화를 담은 ‘데이터 시각화’로

웹 기반 디지털 리포트에서는 모션 그래픽으로 정적인 숫자·그래프에 움직임을 더해 데이터의 증감이나 상호관게를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약간의 움직임만으로도 정량적 데이터의 의미를 좀 더 생동감 있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죠.

영국의 지속가능성 컨설팅기업 Arup의 2023년 연간 리포트는 정량적 성과를 담은 ‘Our year in numbers’ 챕터에 담긴 수치의 개선도·증감률을 효과적으로 강조하는 모션 그래픽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Arup의 브랜드 컬러인 빨간색을 적용한 3D 원기둥·원형 그래프에 인터랙티브 모션 그래픽을 가미해, 탄소 감축량 변화 추이, 여성 임직원 수 변화 추이 등을 간결하면서도 감각적으로 표현했습니다. 이처럼 조직 및 사업별로 가장 핵심적인 임팩트 지표가 존재하는 경우, 변화와 추이를 특별히 강조할 수 있는 모션 그래픽으로 커뮤니케이션 효과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Arup의 2023년 임팩트 리포트 중 ‘Our year in numbers’. ⓒArup

유럽연합(EU) 산하의 유럽 내 중소기업(SME) 재정지원기구인 EIF(European Investment Fund)는 연간 리포트를 비롯한 각종 출판물을 웹 기반 디지털 리포트로 발간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데이터 시각화 참고자료로 트리플라잇의 눈길을 끈 것은 유럽 내 중소기업 성장에 벤처캐피털이 미치는 영향을 데이터 기반으로 분석한 ‘the VC Factor’ 보고서인데요, 2007~2015년 사이 VC 투자를 받은 유럽 기반 스타트업 9,000여 곳을 4년 간 성장 추이에 따라 ▲Laggards(느림보) ▲Commoners(평민) ▲All-rounders(만능인) ▲Visionaries(공상가) ▲Superstars(수퍼스타) 등 5개 그룹으로 나누어 비교·분석한 결과를 다양한 형태의 그래프·다이어그램으로 표현했습니다. 투자 후 시간 경과에 따른 기업들의 그룹 변동 흐름, VC 투자가 기업들의 그룹 변동에 미친 영향 등을 한 화면에서 종합적으로 보여주되, 그래프에 커서를 올리거나 범례를 클릭하면 그룹별 세부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쇄물이나 PDF 리포트에서는 그래프 여러 개로 나누어 표현해야 할 내용을 하나의 그래프로 전달할 수 있어 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거시적 맥락과 미시적 동향을 한 그림에서 비교해 볼 수 있어 내용 또한 훨씬 효과적으로 전달됩니다.

EIF의 ‘the VC Factor’ 리포트 중 ‘the Big Five’(위) 챕터 내용과 ‘VC's Added Value’(아래) 챕터 내용. ⓒEIF

다양한 시각 장치로 강조하는 조직·프로젝트 ‘브랜딩’

조직의 활동 성과를 점검·정리해 리포트로 펴내는 궁극적 이유 중 하나는 더 많은 사람의 꾸준한 협력과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서입니다. 따라서 임팩트 리포트를 통해 전달되는 조직의 이미지, 즉 ‘브랜딩’ 효과는 리포트 설계 과정에서 간과해선 안 될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요소입니다. 특히 활동 임팩트가 조직의 브랜드 이미지와 직결되는 ‘임팩트 조직’이라면, 임팩트 리포트에 담고자 하는 내용 못지 않게 그 내용을 전달하는 ‘형식’에도 더욱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최근 패션업계에서도 엄밀한 관점과 방법론을 적용해 임팩트 리포트를 발행하는 기업들이 하나 둘 늘고 있습니다. ‘심미성’이 기업 활동의 주요 가치인 산업 분야인 만큼, 패션 기업의 임팩트 리포트 중에는 브랜드의 지향점과 연결되는 콘셉트로 눈길을 끄는 사례들이 제법 발견되곤 합니다. 프랑스 파리에 본사를 둔 럭셔리 브랜드 중고 제품 거래 플랫폼 Vestiaire Collective의 2023년 임팩트 리포트도 그 중 하나인데요, 챕터를 ▲’지구와 사회를 이롭게 하는 콜렉티브’ ▲’시스템 변화를 촉발하는 콜렉티브’ ▲’패션산업을 변화시키는 콜렉티브’ ▲’사람을 믿는 콜렉티브’ 등으로 구성해 럭셔리 패션 브랜드·소비자·중고 거래 플랫폼으로 구성된 ‘공동체(collective)’의 역할을 강조합니다. 나아가 챕터별로 매치한 테마 색상을 텍스트, 그래프, 사진, 마우스 포인터 애니메이션 등에 적용해 조직의 핵심 가치를 리포트에 자연스럽게 녹여냈습니다.

Vestiaire Collective의 2023년 임팩트 리포트. ⓒVestiaire Collective

조직 및 활동이 지향하는 가치를 디자인 콘셉트로 연결해 표현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미국 비영리단체 Digdeep은 조직 이름(dig deep : 깊이 파다)이 암시하듯, 미국 내 수자원 접근성이 낮은 취약계층·소외 지역에 식수 공급망을 보급합니다. 특히 2022년 리포트의 경우, 정화조 복원 및 급수 시스템 보급 활동의 정량적 성과들을 순차적으로 보여줄 때 조직 이름을 연상시키는 ‘땅굴’ 모티프를 활용한 점이 인상적입니다. 마우스를 스크롤하면 땅굴 아래쪽으로 내려가게 되고, 땅굴 바닥에는 현장 사진과 텍스트로 구성된 변화 사례들이 가로로 펼쳐져 있습니다. ‘300가구에 가정용 급수 시스템을 제공해 ‘99가구’였던 전년도 성과를 뛰어넘었다’, ‘극한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나바호 원주민들이 지속해서 물을 공급 받을 수 있도록 트럭으로 식수 1,546,445갤런을 실어날랐다’ 등 변화의 장면이 정량적 데이터와 정성적 에피소드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Digdeep의 2022년 임팩트 리포트. ⓒDigde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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