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의 정보 보호, 데이터 보안 이슈가 뜨겁습니다. 지난 15일,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을 비롯한 대부분의 카카오 서비스가 먹통이 되면서, 무려 127시간30분 동안 전국민이 불편을 겪었습니다. 이러한 서비스 장애 사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18년에는 KT 아현지사 화재로 일부 지역에선 휴대전화, 초고속 인터넷, IPTV 서비스 등 통신 장애로 소상공인과 응급 환자 등의 피해가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10월에는 전국의 네트워크가 먹통이 되는 사고도 있었습니다. 연이은 데이터·서비스 장애로 인해, 데이터 보안에 대한 기업의 철학과 지속가능성 전략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슈&임팩트데이터연구소 IM.Lab은 시가총액 상위 정보·통신 기업 Top5의 데이터 보안 전략과 ESG 임팩트를 살펴봤습니다.
정보·통신 기업이 집중하는 사업은
- 최근 3년간 네이버, 카카오, SK텔레콤(이하 SKT)의 매출은 꾸준히 상승했습니다. KT는 ICT 부문의 매출액이 2019년 대비 2020년 감소했다가 2021년 회복했습니다. LG유플러스의 통신 및 기타 매출은 꾸준히 상승한 반면, 단말기 판매 부문은 2개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 네이버와 카카오는 플랫폼, 콘텐츠 서비스에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통신3사 중에서는 SKT가 보안 부문 매출 비중이 6.7%로 높았으나 2021년 0%로 감소했습니다. KT는 금융 부문, LG유플러스는 단말기 판매에서 상당 부분 매출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국내 정보·통신 상위 5개 기업의 계열회사 현황을 살펴보니, SKT가 616곳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카카오가 189곳으로 뒤를 이었고, LG유플러스는 57곳, 네이버는 47곳, KT는 41곳으로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미래 전략 키워드로 떠오른 스마트, 콘텐츠, IT 혁신 솔루션
- 정보·통신 산업 상위 5개 기업의 사업 전략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스마트', '콘텐츠', 'IT 혁신 솔루션'에 주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래의 혁신 기술을 선점하고, 기술 융합 및 생태계 조성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려는 의지가 나타납니다.
- 네이버는 IT 인프라 조성을 통한 기업형 솔루션 개발에 주목하고 있으며, 글로벌 콘텐츠 사업을 강화하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카카오는 블록체인과 글로벌 NFT 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과 함께, B2B 전문 IT플랫폼으로의 전환을 꾀하는 모습입니다.
- SKT는 '프리미엄 네트워크 사업자'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개인화된 AI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자체 미디어센터를 구축해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반면, KT는 스마트 시티, 스마트 팩토리, 커넥티드카를 핵심 전략으로 다각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유무선 기가 인프라,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IoT 등의 ICT 융합 기술력을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통신과 다른 산업간 시너지를 창출하는 미래 융합 사업을 추진할 것을 밝혔습니다.
- LG유플러스는 지난해 5월 고객 수요 증가에 따른 IDC 신규 센터 구축을 결정하고, MZ세대를 위한 플랫폼과 사람과 기술을 연결하는 인터랙티브 콘텐츠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시설투자 규모는 SK가 1등···투자에 인색한 카카오
- 이번 화재 사고로 인한 '서비스 장애'의 주요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데이터 보안을 위한 장기적인 설비 투자와 철학을 꼽았습니다. 시설투자(CAPEX)액은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각종 인프라 비용이 포함됩니다.
- SKT는 2021년 네트워크 용량을 증설하고, 시스템 품질 향상 및 개선을 위해 총 2조 1790억원을 투자했습니다. 또한 네트워크, 시스템, IDC 등의 커버리지 확대와 미디어 플랫폼 고도화를 위해 8228억원을 투자하며 데이터 및 서비스 보호를 가장 우선시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 KT는 2021년 4분기까지 시설투자액으로 총 2조 8551억원을 사용했고, LG유플러스는 네트워크 유지보수와 유선 네트워크 및 IoT 등 미래 사업 투자에 2조 3455억원을 집행했습니다.
- 네이버는 2013년 강원도 춘천에 메인 서버 관리를 위한 자체 데이터센터를 완공했고, 2017년에 발표한 제2 데이터센터는 2023년 세종시에 완공될 예정입니다. 이러한 데이터센터 및 서버 구축 등을 위한 네이버의 2021년 시설투자액은 총 7806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 반면 카카오는 자체 데이터센터가 아직 부재한 상황으로, 2021년 3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친환경 인터넷데이터센터(IDC) 구축을 결의했으나, 2021~2029년까지 10년 투자액이 4249억원으로 네이버나 통신3사에 비해 크게 뒤처지는 모습입니다.
- 한편, 특허권·상표권 등 지적재산권은 2021년 기준으로 KT가 8584건으로 가장 많고, SKT가 5381건, 카카오가 4645건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데이터 보안 기술 개발 네이버가 1등···사회적 가치 담은 기술은 KT가 많아
- 정보·통신 주요 기업이 지난 3년간 연구 개발에 투자한 평균 비용은 매출액의 약 8.35%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5개 기업 모두 2019년에 대비하여 3년간 연구개발 투자 비중이 감소하는 추세가 나타났습니다.
- 지난 3년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네이버가 25.12%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카카오가 13.53%로 뒤를 이었습니다.
- 통신3사의 평균 연구개발비 비중은 약 1.06%로 네이버·카카오 양사의 평균인 19.33% 의 10%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통신사 중에서는 SKT가 2.23%로 연구개발비 투자가 가장 많았고, KT가 0.67%, LG유플러스가 0.29%로 낮은 모습입니다.
- 정보·통신 주요 기업 5곳이 지난 3년간 연구개발한 과제 및 프로젝트를 분석한 결과, 데이터 보안 관련 기술 연구 및 개발 실적은 네이버가 27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KT가 16건, LG유플러스가 9건으로 뒤를 이었고, 카카오가 5건으로 가장 적었습니다.
- KT는 서울경찰청과 보이스피싱 의심번호 탐지 기술을 함께 개발하고 있으며, 산업현장의 안전 관리를 위한 AI 기술, 전통시장 화재알림 시설, AI를 활용한 당뇨 및 치매 돌봄 솔루션 등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을 연구 및 개발하고 있었습니다. SKT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한국어 질의응답 학습 기술을, LG유플러스는 드론을 통한 화재 감지 기술 등을 개발하며 사회적 가치를 고려하는 모습입니다.
정보·통신 기업이 투자한 스타트업은?
- 정보·통신 기업 5곳 중에서 최근 3년간 스타트업 및 벤처기업 투자를 가장 많이 한 기업은 네이버로 약 1조 6589억원을 출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SKT가 3176억원으로 뒤를 이었고, KT가 6억원으로 가장 적었습니다.
- 해당 기업들이 투자한 스타트업 및 벤처기업을 분석한 결과, 영상·미디어·콘텐츠 산업을 주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네이버는 영상·미디어·콘텐츠 관련 기업에 약 9720억원을 투자했습니다. 특히 2021년 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Wattpad Corporation)의 지분 100%를 6532억원에 인수하며 주목을 받았고, 같은 해에 인도네시아 최대 종합 미디어 플랫폼인 Elan Mahkota Tecknogi(Emtek)을 인수하며 동남아 지역에서의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했습니다. SKT는 2019년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OTT) 웨이브(Wavve)에 9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고, 카카오는 2020년 일본의 미디어 그룹 카도카와(KADOKAWA)에 412억원을 투자하며 콘텐츠 강화에 앞다퉈 나서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 특히 네이버는 뷰티테크, 이커머스·플랫폼, 푸드·애그테크, 헬스·바이오 테크, 챗봇 상담 및 경영 관리 솔루션, 핀테크, 에듀테크, 배달·유통·물류 솔루션 등 투자 테마 및 범위가 다양한 특징이 나타났습니다. 특히 2020년 일본의 음식배달 업체 '데마에칸(Demae-can)'을 인수하며, 그 해 2분기 외식 사업 거래액이 67% 성장한 바 있습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공유 오피스 및 카셰어링, 통신 기술, 헬스·바이오 테크, 전기차·자율주행 등 주목하는 투자 테마가 비슷한 양상을 보였습니다.
- 한편, 데이터 처리 및 보안 관련 스타트업 투자액은 LG유플러스가 20억원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2020년 LG유플러스는 세계 최고 성능의 동형 암호 엔진을 보유한 '크립토랩'에 20억원을 투자하며, 사이버 보안 강화에 나섰습니다. 네이버 역시 같은 해 동영암호 기술을 가진 '디사일로(Desilo)'에 3억원을 투자했고, 로봇의 안전 지능을 개발하는 '세이프틱스'에 1억 5000만원을 투자했습니다.
정보 보호·공정거래·반부패 위반은 KT가 가장 많아
-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정보 보호 관련 법규 위반이 가장 많은 기업은 LG유플러스로 나타났습니다 LG유플러스는 2018년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목적 외의 사항으로 처리한 일로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과징금 6200만원과 과태료 500만원을 납부했고, 그 외에도 개인정보보호 위반과 개인 위치정보 취급 운영 실태 미비로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과태료 및 과징금을 부과 받았습니다. 카카오는 2018년 내부 업무방 분리 미이행 등의 위반으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과태료 3000만원과 정보보호 최고 책임자에 대한 주의 조치가 내려졌고, 네이버도 같은 법 위반으로 2019년 동일한 제재를 받았습니다. 한편, KT는 2021년 올레클럽 개인정보 유출로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과태료 3000만원을 부과받았습니다.
- 그 외에도 KT는 2019년 부당한 공동행위로 형사고발을 당하고 과징금 57억4300만원을 납부한 것 외에도 총 13건의 불공정거래 행위로 제재를 받았고, 채용비리와 정치자금 기부 등 윤리·반부패 문제로 징역 및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SKT는 정당한 사유 없이 이용계약 해지를 거부 및 지연하여 과징금 2억 3100만원을 납부하는 등 소비자 보호를 위반한 사례가 3건 나타났습니다.
- 정보·통신 기업 5곳 모두 ESG위원회를 설치 및 운영하고 있지만, 정보 보호·소비자 보호·공정·윤리·반부패 관련 법규 위반 사항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보·통신 Top5 기업, ESG 임팩트 진단
- 환경 부문에서는 KT와 LG유플러스가 2년 연속 악화되는 항목이 상대적으로 많았습니다. 특히 에너지 총 사용량의 경우 플랫폼과 통신 기업 모두 2년 연속 악화된 모습입니다.
- 카카오는 폐기물 발생량, 폐기물 재활용률, 산업재해 관련 데이터를 공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장애인 고용률은 5개사 중 유일하게 2년 연속 악화되며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됩니다.
- 반면, 5개사 모두 여성 임직원 비율은 2년 연속 증가하였고, 여성 관리자 비율도 유지 또는 증가하며 다양성 증진을 위한 노력이 지속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다만 육아휴직 후 복귀율 부문에서는 카카오는 2년 연속 악화, LG유플러스는 전년 대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노동·인권·사회공헌 측면에서는 LG유플러스가 눈에 띄게 개선된 모습입니다. LG유플러스는 비정규직 비율, 장애인 고용률, 매출액 대비 사회공헌 비율 지표가 5개사 중 유일하게 2년 연속 개선됐습니다.
- 매년 지속적으로 ESG 항목을 관리하며, 사람과 지구를 위한 기업의 역할을 점검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트리플라잇 기업부설연구소 이슈&임팩트 데이터연구소 IM.Lab, 국내 200대 기업 비즈니스&임팩트 DB analys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