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이 된 ESG, 이제는 임팩트다

데이터 인사이트
2023-02-27

올해 초부터, 유럽연합(EU)에서 ESG 공시 의무가 한층 더 강화됐습니다. 기존 비재무 보고 지침(NFRD)에서 제공되는 정보가 비교 가능성·신뢰성·연관성이 부족하고 적용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요구가 있어, 이를 보완한 ‘EU 기업 지속 가능성 보고 지침(이하 CSRD·Corporate Sustainability Reporting Directive)’을 발표한 것이지요. 해당 지침은 2023년 1월 6일 효력이 발생해 2024 회계연도부터 기업 규모 등에 따라 단계적으로 의무 공시가 적용됩니다. 한국 기업들도 EU 국가 내에 일정 규모 이상의 자회사 또는 지점이 있으면 해당 지침을 따라야 합니다.

한국 정부도 글로벌 동향에 발맞춰, ESG에 대한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정부는 ‘ESG 인프라 고도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대책은 ▲국내 ESG 공시제도 정비 ▲중소·중견기업 ESG 인센티브 강화 및 맞춤형 지원 제공 ▲ESG 투자 활성화 ▲ESG 정보·인력지원체계 구축 ▲공공부문의 ESG 경영 및 투자 선도 등의 주요 과제가 제시됐습니다. 지난해 7월에는 벤처 및 중소기업의 ESG 경영을 촉진하기 위해 ‘ESG 벤처투자 표준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으며, 12월에는 ESG 전용펀드를 조성했습니다.

ESG 이슈는 이제 사회 전반적으로 내재화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실제 ESG 관련 뉴스 추이를 살펴봐도, 2018년 574건에서 2019년 1226건, 2020년 4761건, 2021년 3만9739건, 2022년 4만2420건으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급격히 증가하다 지난해는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임을 확인할 수 있죠.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스타트업에게도 ESG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트리플라잇과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공동으로 조사한 ‘2022 스타트업 투자사 인식조사’ 에 따르면 응답자의 77.9%가 향후 ESG 투자 수준을 유지하거나, 이를 핵심전략에 반영하여 확대할 계획이라고 응답했습니다. 🔎국내 스타트업 투자사의 ESG 인식이 궁금하시다면?

스타트업까지 확대되는 ESG 경영

ESG 경영은 자본이 풍부한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은 부담이 되기도 합니다. 이에 중소벤처기업부는 ESG 벤처투자 가이드라인에서 성장단계 및 산업별 특성을 고려해 ESG 실사를 진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시드, 프리시리즈A 등 레벨1 기업에 해당되는 체크리스트를 살펴보면 인권 경영(직장 내 괴롭힘 방지 등), 근로기준법, 개인정보보호법, 윤리 경영(창업자) 등 기본적인 항목이 기반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기업가치가 100~750억에 해당되는 레벨2 기업부터 환경 관리 및 성과, 보건 및 안전 보호 조치(산업안전보건), 소비자 보호, 내부 감사 선임 등의 세부적인 항목을 실사에 포함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ESG 벤처투자 가이드라인에서 ESG 실사 평가는, ESG 영역별 긍정적 평가(Y) 개수의 비율을 기준으로 합니다. 이와 더불어 보조 지표로 개선 가능성(Y/N)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체크리스트 항목은 관련 지침이나 시스템이 존재하고 있는지 중점을 두고 있어, 사실상 리스크의 수준을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A와 B라는 기업을 두고 누가 ESG 경영에 있어 우수한지 또한 평가하기 어렵다는 말입니다. 그렇기에, 운용사가 세부 규정과 구체적인 정량적 기준을 설정하는 내용에서 ESG 투자의 진정성이 판가름 날 것으로 보입니다. 즉, 투자사도 ESG 펀드 운용 기준과 전략을 명확히 수립해야 합니다.

한편, 스타트업에게는 ESG가 기회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기업 설립 초창기부터 ESG 원칙을 내재화한다면, 나중에 비즈니스 전략을 고려해 재조정하는 비용과 리스크가 줄어든다는 관점입니다. 미국의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500 Startups은 "초기부터 ESG를 통합하는 것이 훨씬 더 쉽고 효과적이며, 차세대 스타트업이 다양성과 포용성을 높일 수 있으며, 보다 더 직원의 건강과 안전을 인식하며, 사회와 환경에 봉사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특히 스타트업은 데이터 보안(ICT 서비스, 게임), 근로자 인권 보호(유통, 서비스) 등 각각의 비즈니스와 관련된 ESG 리스크를 식별하고 대비하며,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도 있습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 스타트업에는 ESG 전략이 필요합니다

Next ESG, WHAT?

ESG는 기본적으로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체질임을 확인할 수 있는 일종의 표준 지표입니다. 따라서, 어느 수준 이상의 기업이라면 ‘당연히 준수'해야 하는 기본 법률 규정과 연관되어 있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기본 규정 외에는 우리 기업과 밀접하게 연관이 있는 이슈를 중심으로 데이터와 성과를 관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만 이 내용을 적극적으로 공시하고, 실질적인 개선을 어떻게 하는지가 핵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임팩트에 대한 요구가 강해질 전망입니다. ESG는 기본이고, 기업의 활동이 사회·환경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측정하고 보고하는 것이 추가적으로 요구된다는 말이지요.  EU의 CSRD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중대성’에 대한 접근 방식이 달라졌다는 것입니다. 다른 공시 기준에서는 ‘투자자 관점’에서 지속가능성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이것이 재무 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요구했지만, CSRD는 ‘중대성’의 정의를 확장해 기업의 활동이 사회·환경의 지속가능성에 미친 영향까지 고려하는 ‘이중 중대성(Double Materiality)’ 개념을 적용해 보고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중 중대성 평가를 위해 기업은 재무적 중요성(financial materiality)와 지속가능성에 대한 영향(sustainability impact)을 측정해야 합니다. 특히 이 둘의 상호 연관성 및 의존성을 반드시 고려할 것을 명시하고 있으며, 지속가능성 임팩트에는 긍정적 영향뿐만 아니라 부정적 영향도 모두 반영해야 합니다. 특히 S 영역과 관련해서는 이해관계자를 참여시키는 프로세스도 중요한 보고 내용으로 포함됐습니다. 또한 환경 및 사회적 가치 등 지속가능성 영향(임팩트)을 기반으로 기업의 현금흐름, 성과 및 경쟁시장 등 재무 정보를 평가할 것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EY에서 준비한 CES 2023 ESG 세션에서는 핵심 키워드이자 ESG 가치 창출을 극대화하기 위한 팁으로 ‘명확성(Clearness)’을 꼽았습니다. ESG와 관련된 다양하고 많은 관점 중에서, 자신의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고 소통할 것인지 청사진을 명확하게 그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ESG 임팩트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는 것이죠.

이제는 비즈니스와 연관된 ESG 전략 수립은 물론, 이해관계자를 임팩트 과정에 참여시키고 개선 과정과 성과를 뚜렷하게 보여주는 기업이 높게 평가받을 것입니다. 표준을 넘어 임팩트를 측정하고, 관리해야하는 시대가 바짝 다가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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