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라잇은 2023년부터 청년재단 ‘임팩트 커뮤니티’의 임팩트 자문 기관으로 함께 하고 있습니다. 임팩트 커뮤니티는 고립·은둔 상태에 있는 청년을 지원하는 조직들의 역량 강화와 소진 방지, 네트워킹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35개 조직 58명의 조직 대표/실무자들이 달마다 모여 서로 경험을 나누고 교류했습니다. 올해는 특히 조직간의 협업을 지원하는 ‘임팩트 프로젝트’, 조직들의 임팩트 측정과 리포팅을 지원하는 ‘임팩트 플러스’ 등 다양한 세부 프로그램이 운영됐습니다.
올해 임팩트 플러스에 참여한 조직들은 무브유어마인드, 사단법인 공감인, 아디주 커뮤니티, 푸른고래리커버리센터입니다. 이들 조직은 트리플라잇과 연 3회 멘토링을 통해 임팩트 정의와 측정 과정을 깊이 있게 경험했습니다. 올해 첫 합류한 아디주 커뮤니티는 변화이론을 기반으로 조직의 임팩트를 정의했고, 작년에 이어 참여한 3개 조직은 대표 사업의 핵심 지표를 설정하고 측정했습니다. 이번 블로그에서는 임팩트 측정에 참여한 3개 조직들의 이야기와 측정 결과를 소개합니다.
-지난 임팩트 커뮤니티가 궁금하시다면?
2024년 3월 멘토링 첫 시간, 트리플라잇 멘토와 조직들은 둘러 앉아서 측정할 사업을 정했습니다. 리커버리센터는 고립·은둔 상황인 청년들이 함께 생활하면서 일상을 회복하는 ‘리커버리하우스’를 운영하는데, 이곳에서 공동생활을 경험한 청년들의 변화를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공감인은 청년재단과 함께 한 고립·은둔 상황 청년의 관계 회복(괜찮아 프로그램)과 부모교육 프로그램을, 무브유어마인드는 자립준비청년 심리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제공한 온라인 자기기록 프로그램(40일 기록 챌린지)의 임팩트를 측정하기로 했습니다.
다음으로는 작년에 만든 변화이론(Theory of Change)을 꺼내 들었습니다. 변화이론은 활동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변화의 경로를 그린 청사진(Blueprint)으로서, 조직의 상황에 따라 꾸준히 수정해야 합니다. 무브유어마인드는 조직의 변화이론을 재정비하고, 사업과 연결된 성과들을 추려내 사업의 변화이론을 새로 그렸습니다. 공감인과 리커버리센터도 성과간 선후관계, 성과와 임팩트의 문구 하나하나를 점검하면서 기존 변화이론을 업데이트 했습니다. 치열한 고민과 토의를 통해 조직의 핵심 성과도 선정했습니다.
“변화이론의 성과를 달성했음을 무엇을 보면 알 수 있을까?” 이어서 조직들은 리서치의 바다로 뛰어들었습니다. 자아존중감 척도, 한국형 회복탄력성 지수, 청년의 사회적 고립 척도 등 사업을 통한 청년들의 변화를 확인할 척도를 찾기 위해서죠. 조직들은 수혜자가 체감한 삶의 변화를 묻는 린 데이터(Lean Data) 방법론을 기본으로, 사업에 맞는 측정 도구를 찾아갔습니다. 공감인과 리커버리센터는 청년재단이 개발한 공통 척도를 활용하기도 했고, 무브유어마인드는 댓글 수, 공감 수 같은 온라인 프로그램 특유의 정량 데이터도 수집했습니다.
측정 경험이나 전문성이 없다면, 이 과정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임팩트 플러스 참여 조직들은 당시를 “괴로운 시간이었다”고 회상했습니다. 지난 11월 28일 열린 임팩트 커뮤니티 성과공유회에서 조직들이 나눠준 임팩트 측정 경험담을 전합니다(세션 이름은 이 글의 소제목인 ‘임팩트 측정, 시작이 어렵지 막상 해보니…’ 였습니다).
“변화이론의 성과에 해당하는 척도 문항을 찾으니 108개나 됐어요. 모두 묻고 싶었지만 욕심을 버려야 했죠. 회의를 하면서 108개를 71개로, 최종 55개 문항으로 줄이면서 ‘사업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우리의 핵심 지표가 무엇인지’를 계속 생각해야 했어요. 평소에도 이런 고민을 꾸준히 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죠. 어렵고 괴로웠지만 한 번 하고나니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 장보임 사무국장(공감인)
“40일간 자신을 들여다보는 일기를 쓰고 온라인 커뮤니티에 인증하는 챌린지를 운영했어요. 원래라면 참여자 수, 챌린지 성공률만 이야기했을 텐데, 멘토 분이 ‘인터뷰를 해보니 참여자간 소통이 좋았다는 이야기가 많다’며 ‘참여자 댓글 수’를 확인해 보자고 제안했어요. 100개도 안될 것 같아 고사하다 결국 집계했는데 40일간 달린 댓글이 1783개(1인당 6.3개)나 되더라구요. 놓칠 뻔했던 성과였죠.” -윤찬묵 대표(무브유어마인드)
“청년 한 사람 한 사람의 감동적인 이야기는 많지만 이걸로 누군가를 설득하긴 어려웠어요. 늘 정성적으로 평가받던 조직인데 임팩트 측정을 통해 정량적으로 활동의 성과를 평가받고 숫자로써 설득하는 시도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변화이론을 만들면서 우리 활동을 통한 변화를 ‘기초 체력 향상’, ‘일상의 루틴’과 같은 정확한 언어로 정의했고 조직 리플렛도 새로 만들어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김정진 사무국장(푸른고래리커버리센터)
측정 결과는 어땠을까요. 리커버리센터는 공동생활을 경험한 청년들이 식습관, 수면 패턴 등 ‘일상의 루틴을 회복’하고 ‘자신의 문제와 상황을 회피하지 않고 직면’하는 것을 핵심성과로 정했습니다. 이를 통해 ‘세상을 살아갈 용기와 힘이 생기’기를 바랐죠. 지난 6월, 리커버리하우스에서 생활했던 청년 17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청년들은 전보다 균형잡힌 일상을 보내게 됐으며(▲5.29점), 여기에 리커버리센터가 큰 도움이 됐다(기여도 88%)고 응답했습니다. 또한 문제 해결 방법을 찾고(▲4.47점) 세상을 살아갈 힘이 생겼다(▲4.88점)고 응답했습니다. 청년들은 공동생활을 “생명줄”, “한 줄기 빛”, “전환점” 등으로 표현했습니다.
무브유어마인드의 ‘40일 기록 챌린지’의 경우, 청년들이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을 잘 알게 되고’, 이를 통해 ‘회복탄력성(자아낙관성)이 향상’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지난 4월과 7월, 사전/사후 설문조사를 통해 임팩트를 측정했습니다(195명). 청년 10명 중 6명(59.5%)이 ‘전보다 나를 더 알게 됐다’고 응답했으며, 스스로를 긍정하는 힘인 자아낙관성이 1.23점(30점 만점, KRQ-53 활용)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청년들의 73%가 프로그램 성공 기준(30일)이 넘긴 후에도 챌린지를 지속했는데, “일기 내용이 긍정적으로 변하는게 스스로도 느껴졌다”, “몰랐던 나를 알게되고 나를 더 사랑하게 됐다” 등 생생한 변화를 들려줬습니다.
공감인은 치유 프로그램(’괜찮아’)의 핵심 성과를 ‘청년들의 자신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자신의 경험을 통해 타인을 돕는 ‘치유활동가가 많아지는 것’으로 정의했습니다. 사전/사후 설문 결과, 청년들의 89%가 자존감이 보통 이상(20점 이상, 로젠버그 자존감 척도 활용)으로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16.2%p). 청년들의 44.4%가 “나의 고립·은둔 경험을 타인 또는 사회와 공유할 수 있다”고 응답해 앞으로 삶 속에서 치유활동가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공감인 장보임 사무국장은 측정 결과에 대해 “프로그램이 청년들이 자신에 집중하고 감정을 예민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 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숫자와 스토리로 이야기할 때, 우리가 하는 일의 의미를 더욱 효과적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트리플라잇이 임팩트 커뮤니티를 통해 임팩트 측정을 지원하는 이유입니다. 임팩트 측정을 경험한 세 조직은 입을 모아 “우리가 하는 좋은 일을 효과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무기가 생겼다”고 말했습니다. 성과공유회에 모인 타 조직들도 “고립·은둔 지원 조직을 위한 공동의 척도가 만들어져도 좋겠다”, “우리 기관도 임팩트 측정을 준비하고 있는데 참고가 됐다” 등 다양한 의견을 나눴습니다.
3개 조직의 자세한 측정 결과는 12월 공개될 조직별 임팩트 리포트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트리플라잇은 앞으로 청년들의 고립·은둔 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조직들의 역량 강화와 임팩트 커뮤니케이션을 도울 예정입니다. 함께 하고 싶은 분들은 아래 임팩트 커넥트를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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