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이상 고객의 사랑을 받아온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은 무엇일까요. 이슈&임팩트 데이터연구소 IM.Lab은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Lifestyle)과 가장 밀접한 산업군으로 꼽히는 글로벌 식품 기업들을 중심으로, CEO 어젠다를 분석했습니다. Nestle, Pepsico, Mars, Kraft Heinz, Danone, Unilever 등 글로벌 시가총액 Top 20 기준 전 세계 식품 산업을 이끌어온 100년 기업 CEO 10명의 메시지 분석(Text Analysis)을 통해, 2019-2020년 주요 어젠다와 방향성을 짚어봅니다.
*분석 방법 : 각 기업 홈페이지 공식 미디어 보도 기사(2019년 1월 1일~12월 16일 기준)에서 CEO & Chairman가 직접 언급한 메시지를 발췌해 텍스트 분석(Text Analysis). 다른 단어의 의미를 강조하는 형용사 및 부사, 전치사, 조동사, 접속사, 각 기업명, ‘business, company, food’ 등 기업 특성상 자주 반복되지만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운 단어들을 제외함.
글로벌 100년 식품 기업 CEO들이 올 한 해 동안 언급한 1만1470개 단어를 분석한 결과, World(89회), Growth(83회), Brand(68회), Continue(53회), Commitment(43회)순으로 빈도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전세계(World·Global)의 더 나은 방향을 제시하고자 했고, 이를 위한 기업 차원의 성장(Growth)과 브랜드(Brand) 전략을 주목하고 있었다. 또한 CEO가 직접 이러한 헌신을 기업의 당연한 책무(Commitment)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이 자주 언급한 단어들은 기후변화 및 순환경제를 위한 전략을 통해 전 세계에 기여하고, 자사의 기술 및 노하우를 공유 및 확산하겠다는 선언이 많았다.
“기후변화 문제와 소규모 농가의 회복탄력성(Resiliency)을 위해 기업의 책임을 다하고 리스크를 완화하여, 전 세계를 위한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겠다.” - Grant F. Reid, Mars CEO
"우리는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전 세계에 영양을 공급할 필요가 있다. 생산자, 고객, 정부 등과 함께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한 혁신적인 솔루션을 확산하겠다." - David MacLennan, Carill CEO
"코카콜라가 식물성 소재로 만든 PET PlantBottle 기술이 전 세계의 자원 낭비 문제와 순환경제를 위한 긍정적인 기여를 지속할 것이다. 실제로 코카콜라는 지속가능한 패키지(World Without Waste) 프로젝트를 통해 2030년까지 판매하는 모든 음료 패키지를 100% 수거 및 재활용 하겠다는 목표를 선언하고 친환경 패키지 개발 및 인식개선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 James Quincey, Coca-cola CEO
"최초의 요거트를 개발 및 보급해온 창립 100주년을 기념해, 리서치&이노베이션 센터에서 축적한 1600개가 넘는 유산균 종균(strains)을 전 세계 연구원들에게 공개했으며, 앞으로도 과학 연구 및 지식 공유를 이어가겠다." - Emmanuel Faber, Danone CEO
자사의 브랜드(Brand) 전략에 대한 고민도 깊었다. 대부분의 CEO가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더 나은 건강·사회·환경을 위한 브랜드로 부응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소비자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과 브랜드를 제공해, 더욱 건강하고 더 나은 삶을 제공할 것이다.” - Mark Schneider, Nestle CEO
“소비자들이 우리 회사의 브랜드를 더욱 즐기고 기대하도록 혁신과 전문성 향상을 위해 투자하겠다.” - Jean-François van Boxmeer, Heineken CEO
“환경과 사회적 이슈를 해결한다는 명확한 목적을 가진 브랜드가 성장할 것이라고 믿는다.” - Alan Jope, Unilever CEO
지속가능경영을 기업의 책무(Commitment)로 강조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펩시가 지속가능한 환경에 초점을 맞춘 채권(bond)을 발행한 것은 지속가능경영을 기업 목적에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는 우리의 헌신을 반영한 것이며, 앞으로 더 나은 회사가 되기 위한 다음 단계에 불과하다.” - Ramon Laguarta, Pepsico CEO
“선을 위한 힘(Force for good)은 기업 비즈니스 전반을 울리는 강한 힘으로 작용할 것이며, 특히 네스프레소가 품질과 지속가능성에 헌신을 어떻게 전달하는지 보여줄 것이다.” - Mark Schneider, Nestle CEO
100년 식품 기업 CEO들은 글로벌 비즈니스 전략에 관심이 높았다. 10개 기업 CEO가 가장 주목하는 국가는 중국(10회)이었다. 그 다음으로 브라질(6회), 미국(5회), 독일(2회), 케냐(1회), 에티오피아(1회), 스페인(1회) 순으로 나타났다. 대륙별로는 아시아(12회)가 가장 많았고, 유럽(7회), 남아메리카(6회), 아프리카(6회), 북아메리카(5회) 순으로 이어졌다.
세계 최대 곡물 기업인 Cargill은 최근 중국 지린성 중서부에 위치한 쑹위안(Songyuan)의 옥수수 가공 산업 등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한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미국의 식품 제조 기업인 Kraft-Heinz는 지난 7월 1일, 벨기에 기업 AB InBev의 아시아태평양 사장을 역임하며 자사를 중국 맥주 1위 기업으로 도약시킨 Miguel Patricio를 CEO로 임명했다.
올해 8만7000건(2019년 1월~8월 기준)의 화재가 발생한 브라질 아마존을 위한 기업의 사회적, 환경적 책임에 대한 언급도 많았다. 브라질의 대표적인 성장 산업은 쇠고기와 대두로, 대두를 생산할 땅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아마존 열대우림이 파괴되는 문제가 발생해왔다. 이에 미국 곡물거래업체 ADM은 2015년 대규모 대두 거래 국가인 브라질의 산림 개간을 금지하기로 약속한 이후, 올해 “지속가능한 공급망 구축을 위한 투명성과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했고, Heineken은 38개 진출 국가 중에서 브라질 판매 실적이 높다는 재무 성과를 발표했다.
대륙별로는 아시아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았으며, 유럽의 경우 기후변화와 환경친화적 비즈니스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 메시지가 많았다.
특히 Unilever는 유럽에서 식물성 제품(Plant-based business) 실적이 성장하고 있다고 발표했고, 지난 5월 Unilever 유럽 사장인 Hanneke Faber를 Food&Refreshment 총괄 사장으로 임명했다. 아프리카의 경우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인한 세계 동물 단백질 시장에 대한 관심과 영양 및 기후변화에 대한 언급이 많았다. 실제로 ADM은 케냐와 에티오피아의 영양 공급과 환경 보호를 위한 지원을 시작했다.
지난 1년간 CEO 메시지가 언급된 공식 보도 기사 총 105건을 기업의 비즈니스 가치 측정을 위한 프레임워크인 ‘TBL(Triple Bottom Line)’을 기준으로 구분하여 주제 및 키워드 빈도수 분석을 진행했다. TBL은 기업이 비즈니스를 할 때 영향을 미치는 영역을 크게 경제(Profit)·사회(People)·환경(Planet) 등 3가지(3P)로 구분하여, 3P에 미치는 부정적인 임팩트를 최소화하고 긍정적인 임팩트를 최대화하기 위한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측정 및 관리 프레임워크이다.
10개 기업 CEO 메시지가 등장하는 105건의 공식 자료 분석 결과, 사회(People)을 주제로 다룬 내용이 49%로 가장 많았다. 환경(Planet)를 주제로 다룬 내용은 26%, 경제(Profit)는 25%로 뒤를 이었다.
기업별로 CEO 코멘트가 공식적으로 포함된 기사의 제목 및 소제목을 중심으로 주요 내용을 TBL의 3개 영역으로 구분해 추가 분석을 진행했다.
환경(Planet) 관련 기사가 가장 많은 기업은 Nestle, Coca-cola, Danone으로 나타났다. 사회(People) 영역을 가장 많이 언급한 곳은 Unilever였고, 경제(Profit) 영역에 대한 성과 보고는 비슷한 수준으로 분석됐다.
TBL 3개 영역을 기준으로 CEO가 언급한 1만1470개 단어의 연관성을 추가로 분석했다. 사회(People) 키워드로는 Healthy, Supply chain, Diverse, Society, Community 순으로 빈도수가 높게 나타났다. 환경(Planet) 키워드는 Plastic, Packaging, Recycling, Waste, Organic 순이었고, 경제(Profit) 영역에서는 Investment, Market, Profit, Margin, Sales 순으로 분석됐다.
100년 식품 기업 CEO가 올해 가장 많이 언급한 이해관계자에 대한 빈도수 분석을 진행했다. 가장 많이 언급한 이해관계자는 고객 및 소비자(38%)로 나타났으며, 대다수 CEO가 고객 및 소비자의 요구와 관심을 반영하여 제품을 연구 및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 다음으로는 파트너(17%), 리더(13%), 이사회(11%), 농부(6%), 주주(5%), 임원(4%), 공급망/협력사(4%), 직원(3%)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파트너는 개도국 주민의 영양 및 자립 지원을 위해 협력하는 비영리단체와 재단(foundation)이 언급됐고, 리더와 임원은 인사 개편을 통해 신규 직책에 임명된 이들에 대한 CEO의 축하 메시지에 주로 등장했다.
이사회와 주주는 재무 성과를 보고하는 메시지에서 주로 언급됐고, 직원은 ‘2020년까지 전체 직원 중에서 최대 30%까지 고위직 여성 임원을 늘리겠다’는 Nestle의 전략 발표처럼 복지 제도 및 정책 개선 메시지에 등장했다. 식품 기업 특성상 농부와 공급망의 중요성은 CEO 코멘트에서도 드러났다. Cargill은 농업 공급망을 디지털화 하여 전자상거래를 통해 농부들의 곡물 마케팅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발표했고, Mars는 전세계 코코아 공급망의 지속가능한 책임을 향상시키기 위해 농부들의 미래를 최우선으로 할 것임을 발표했다.
CEO가 제시하는 목표와 전략에는 해당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와 방향성이 담겨있다. 2019년 한 해 동안 공식 발표된 CEO 메시지를 바탕으로, 목표(purpose) 및 전략(strategy)과 함께 언급된 키워드 분석을 통해 글로벌 100년 식품 기업이 강조하는 가치(value)를 살펴봤다.
CEO가 강조한 가치는 브랜드(brand·68회), 책무(commitment·43회), 목적(purpose·35회), 혁신(innovation·34회),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31회)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목적에 기반한 비즈니스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혁신적인 전략을 추구하며,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책무를 강화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 1년간 글로벌 100년 식품 기업 10곳의 CEO 코멘트가 공식적으로 언급된 홈페이지 미디어 자료 105건의 유형을 추가 분석하였다.
재무 성과 보고(Financial Performance), 비재무 전략 목표 및 성과(Strategic Approach), 지배구조 및 조직 개편(Governance), 파트너십(Partnership), 인수합병(M&A), 정책 개선(Policy) 등 크게 5가지 유형으로 구분하였다. 분석 결과 ‘비재무 전략 목표 및 성과(49%)’가 ‘재무 성과 및 목표(28%)’ 보다 높게 나타난 점이 눈길을 끌었다. 지배구조 및 조직 개편(18%), 파트너십(6%), 인수합병(3%), 정책 개선(1%)이 뒤를 이었다.
기업별 특성은 어떠할까. CEO가 중요하게 여기는 어젠다와 기업의 PR 전략에 따라 CEO가 직접 등장하는 기사의 유형이 달라진다. 2019년 한 해 동안 Mars는 비재무 전략 목표 및 성과를 공식 발표할 때만 CEO 메시지가 등장했고, 반대로 Heineken은 재무 성과 보고 시에만 CEO가 직접 코멘트를 했다. Pepsico와 Kraft-Heinz는 CEO가 직접 지배구조 및 조직 개편 발표를 통해 신규 경영진에 대한 기대와 격려를 전하는 특징을 보였다. 실제로 Pepsico는 22년간 회사의 글로벌 전략, 투자, 공공정책 및 정부 대응, 재단 등을 총괄해온 Ramon Laguarta를 지난 1월 CEO로 임명했고, Kraft-Heinz는 지난 7월 1일자로 Miguel Patricio를 새로운 CEO로 임명했다.
지속가능한 재료와 영양 공급에 탁월한 브랜드를 인수하여, 패러다임을 바꾸는 트렌드도 확인할 수 있었다. 2017년 60여종의 식물성 제품 포트폴리오를 가진 기업 스위트어스(Sweet Earth)를 인수한 Nestle는 노란색 완두콩과 밀을 주원료로 하는 식물성 햄버거 '어썸버거(Awesome Burger)'를 미국과 유럽 전역에 판매를 시작했고, 또한 ADM은 지난 2월 15억4440만 유로에 동물사료회사 Neovia를 인수하고, 반려동물을 위한 다양한 포트폴리오의 혁신으로 동물 영양 공급을 확장했다. 또한 Cargill은 제로(0)칼로리 감미료 솔루션을 생산하는 로열 DSM과의 새로운 합작회사인 아반샤(Avansya) 설립을 발표했다.
※ 글로벌 100년 기업의 지속가능한 임팩트(Sustainable Impact)를 분석하는 IM의 CASE STUDY 콘텐츠가 2020년 1월부터 발행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