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파로 가득한 공항 출국장, 고속도로를 가득 메운 자동차 행렬들…휴가철이면 반복되는 익숙한 풍경이지만, 올해는 보기 힘들지 모릅니다.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가 사람들의 휴가 계획과 양상을 바꿔놓은 때문입니다. 한눈에 보는 인포그래픽, Before & After로 코로나로 인해 달라진 휴가 풍경을 들여다 봅니다.
코로나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장거리 여행이 일제히 멈췄다. 2020년 1분기 업종별 카드 매출을 분석한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국내 여행사의 3월 매출은 전년 대비 85%나 감소했다. 관련 업종인 면세점(88%)과 항공사(74%), 호텔(58%) 등도 매출이 크게 줄었다. 고속버스(72%), 철도(68%) 등 장거리 이동 수단도 마찬가지다. 이런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관광공사의 5월 말 설문 결과, 국민들은 연평균 6회의 여행을 계획했으나, 코로나 이후 이를 1.8회로 70% 줄였다고 한다.
여행 계획이 좌절되자, 사람들은 일상 속 즐길 거리로 눈을 돌렸다. 자전거는 올해 3월 카드 매출이 전년 대비 69%나 올라 전 산업군 중 최고치였다. 서울시의 공유 자전거인 ‘따릉이’는 올해 1~4월 대여 건수가 524만7,000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7% 증가했다. 전동 킥보드의 성장세도 무섭다. 국내 공유 전동 킥보드 앱 이용자는 4월 기준 21만여명으로, 작년(3만7,000여명)보다 약 6배 증가했다.
사람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집에서 즐기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수요도 늘었다. 넷플릭스(netflix)는 1분기에 작년보다 28% 많은 57.7억달러(약 6조9,470억원)를 벌었고, 같은 기간 국내 매출은 362억원으로 추정된다.
집이나 가까운 곳에서 여가를 즐기고, 친환경적인 퍼스널 모빌리티(Personal mobility)를 즐겨 찾는 등 변화는 모두 ‘저탄소(low-carbon footprint)’로 귀결된다. 실제로 지난 4월 전 세계의 일일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이 작년보다 17%나 줄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저탄소 트렌드는 이번 여름에도 지속될 수 있을까. 코로나로 인해 달라진 휴가 풍경의 탄소발자국을 비교해봤다.
Before
🛫 399.2kg : 인천-베트남 다낭 왕복 시 CO2 발생량(1인당)
한국인의 여름철 1위 해외여행지는 베트남 다낭이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웹페이지에 공개한 탄소 배출량 계산기에 따르면, 인천공항에서 베트남 다낭을 비행기로 왕복 시, 1인당 약 400kg의 CO₂가 발생한다. 4인 가족이 다낭 여행을 가면, 여행지를 오가는 데에만 무려 1.6톤의 CO₂를 배출하는 셈이다. 거꾸로 생각하면, 해외여행 1번을 가지 않으면 1.6톤의 CO₂를 저감할 수 있다.
기업의 저탄소 전환을 돕는 트랜지션 패스웨이 이니셔티브(TPI)의 보고서에 따르면, 항공기의 탄소배출량은 노후된 항공기가 많을수록, 단거리 노선이 많을수록, 화물 운송량이 많을수록 늘어난다고 한다. 항공 업계는 2016년 ICAO 총회에서 탄소 배출량을 2020년 수준으로 동결하는 ‘국제항공 탄소상쇄감축제도(CORSIA)’에 합의했다. 2021년부터 각 항공사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결정되고, 이를 초과하면 탄소배출권을 구매해 배출량을 상쇄해야 한다. 한편, TPI는 국제 항공사 중 탄소 배출량이 많은 TOP 10의 목록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국내 항공 중에는 대한항공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 2.1kg : 휘발유 차로 10km 이동 시 CO2 발생량
자동차 이용 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차의 주요 에너지원과 자동차 종류(하이브리드·전기차 등)에 따라 달라진다. 환경부가 제공하는 탄소발자국 계산기(한국기후변화네트워크)는 휘발유차로 1km 주행 시 약 240g, 경유차는 350g의 CO₂가 발생한다고 기본 가정한다. 서울 광화문에서 경기 수원 화성까지의 왕복 거리(약 100km)를 입력하면, 약 24.1kg의 CO₂가 발생한다고 한다. 이는 소나무 3.7그루를 심어야 상쇄되는 양이다. 개별 자동차의 km당 CO₂ 배출량은 각 차에 붙은 에너지소비효율등급 스티커 또는 한국에너지공단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최근 정부의 경유차 배출가스 규제가 강화되고, 자동차 CO₂ 배출량 기준이 올해 1km당 97g까지 강화되면서, 친환경차인 하이브리드와 전기·수소차의 제조와 판매도 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된 하이브리드·전기·수소차는 2015년 4만여대에서 2018년 기준 12만 4,820대까지 증가했다고 한다.
After
🛴 25.1kg : 주 1회 자동차 대신 친환경 교통수단 이용 시 CO₂ 저감량(연간)
자전거와 공유 전동킥보드는 자동차나 대중교통을 대체하는 효과와 동시에, 그 자체로 친환경 여가 수단이 된다. 서울, 부산 등지에서 서비스 중인 공유 전동킥보드 업체 라임(Lime)은 자사 킥보드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43만 7,000킬로미터(km)의 자동차 이용을 대체(휘발유차 기준)해 약 117톤의 CO₂를 감축했다고 추산했다. 해당 업체의 부산 이용객은 관광지 인근(해운대구와 수영구)에서 가장 많았다고 한다.
또 다른 스타트업 업계(코리아스타트업포럼)의 자체 집계에 따르면, 국내 공유 킥보드 업체 7곳의 총 운행거리를 따졌을 때, 1만7,000대 기기가 770만㎞를 달려 총 1만618톤의 CO₂를 저감했다고 밝혔다. 설명에 따르면, 이는 나무 24만3000그루를 심는 효과와 동일하다고 한다.
📺 42g : 넷플릭스 30분 시청 시 CO2 발생량
OTT 서비스는 업체의 서버 유지를 위해, 서비스 제공 업체에서 각 가정으로 전기를 보낼 때 전력을 사용하면서 CO₂를 발생시킨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분석에 따르면, 대표적인 OTT 업체인 넷플릭스(netflix)를 30분 시청할 때 발생하는 CO₂는 약 42g 수준이다.
넷플릭스는 2017년 그린피스가 실시한 글로벌 앱들의 재생에너지 이용 비중 평가에서 중국 알리바바와 함께 D등급(최하등급은 F)을 받기도 했다. 이후 넷플릭스는 개선을 시도했다. 자사 내에선 100% 신재생에너지 공급 인증(RECs)을 받은 전력만을 사용한다. 전 세계 20개국과 미국 내 15개 주를 대상으로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도 시행했다(2019년 기준). 해당 지역 내 넷플릭스 서비스 제공 업체들은 전력 사용량을 측정해 보고한 뒤, 지역 신재생에너지 공급 인증 및 산림탄소상쇄제도 인증을 받아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