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시대, 우리의 일상은 포장재로 넘쳐나고 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동안 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간편식과 배달음식, 각종 택배 주문이 늘어난 탓입니다. 우리가 매일 보는 포장재는 무엇으로 이뤄질까요? 재활용은 가능할까요? 이슈&임팩트 데이터연구소 IM.Lab에서는 주요 포장재들의 재활용에 대해 알아봅니다.
플라스틱 포장재는 우리의 일상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환경단체 그린피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 한 사람이 1년간 생수 페트병 96개, 일회용 플라스틱컵 65개, 일회용 비닐봉지 460개를 사용한다고 한다. 한국인 전체로 보면 1년간 일회용 플라스틱컵만 33억개를 쓰는데, 이를 늘어놓으면 지구와 달 사이 거리가 될 정도다.
포장재에는 크게 4가지 종류의 플라스틱이 사용된다. 폴리에틸렌(PE)과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 폴리프로필렌(PP), 폴리스티렌(PS) 등이다. 하나의 포장재에도 여러 종류의 플라스틱이 함께 쓰이는 경우가 많다. 페트병 하나만 보더라도 뚜껑은 PET나 HDPE, 몸체는 PET, 라벨은 PP나 PET 등이 들어간다. 재료에 따라 가격과 특성이 다르고, 비닐, 뚜껑, 손잡이 등으로 포장재 역할도 모두 다른 탓이다.
문제는 이런 구조가 재활용에 어려움을 준다는 것이다. 분리수거 때는 플라스틱과 비닐, 스티로폼 정도로 구분해 배출하지만, 이를 재생원료로 재활용하려면 업체가 수거한 폐기물을 재료별로 원활하게 분류해야 한다. 다른 재질이나 색상의 포장재를 합쳐서 버리거나, 재활용이 불가한 포장재를 섞어 배출하는 등 잘못 버린다면, 수거 공정에 부하가 걸리고 타 재료의 품질도 해칠 우려가 있어 대부분 소각 처리하게 된다.
그렇다면 폐플라스틱 중 몇 %가 실제로 재생될까. 2018년 한 해 동안 발생한 생활폐기물 중 플라스틱(합성수지류, 발포수지류 포함)의 재활용률은 57%였다(환경부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 현황’). 이는 재생원료로 재활용된 경우(물질 재활용)와 플라스틱을 태워 발전소 등에서 에너지원으로 경우(에너지 회수)가 구분되지 않은 수치다. 그린피스와 충남대 장용철 교수팀은 에너지 회수를 제외한 생활폐기물 중 플라스틱의 실제 재활용률을 13% 정도로 추정한다(2017년 기준).
코로나 팬데믹 시대, 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도 늘었다. 환경부는 올해 상반기 폐비닐과 폐플라스틱 발생량이 지난해보다 각각 11.1%, 15.16% 증가했다고 밝혔다. 플라스틱 포장재 범람을 막기 위해 한 사람의 참여가 중요한 시기다. 환경 분야에서는 이를 위해 5R을 실천할 것을 권고한다. 일회용품 사용을 거부(Refuse)하고 줄이며(Reduce), 가능한 물건을 재사용(Reuse)하고 다른 용도로 활용(repurpose)한 후 재활용(Recycle)하자는 것. 재활용 폐기물을 내놓을 때 '비운다' '헹군다' '분리한다' '섞지 않는다' 등 네 가지를 적용하라는 환경부의 '분리배출 4대 원칙'도 참고할 만하다.
최근 도입된 ‘포장재 재질·구조 등급평가 제도’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개정된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에 따라, 포장재 재활용의무생산자가 포장재의 재활용 용이성을 평가받도록 한 제도다.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이 지난 9개월간 6000여개 업체가 제조·수입하는 2만 7000개 포장재의 재활용 용이성을 평가한 결과, '최우수(최고 등급)'·'우수'는 48%, '보통'은 20%, '어려움'은 32%였다고 한다. '어려움' 등급을 받은 포장재는 내년 3월까지 ‘재활용 어려움’을 표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