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국내 500대 기업의 여성임원 비율입니다. 단순히 성별을 이유로 고용과 임금, 승진에 차별을 두는 '유리천장'은 여전한 걸까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엔 어떠한 변화가 있을까요? 이슈&임팩트 데이터연구소 IM.Lab은 ‘데이터로 본 한국②코로나19 임팩트 : 기업편’에서 국내 주요 대기업 12곳의 공시 데이터를 통해 기업 내 남녀격차를 들여다봅니다. *12대 기업 : 10대 그룹사별 매출 1위사를 선정하고, 플랫폼 대기업인 네이버, 카카오 2개사를 추가함
12대 기업 속 여성들은 얼마나 될까. 기업 내 임원(등기임원·미등기임원)과 직원(정규직·비정규직) 현황을 조사한 결과, 여성 비율은 평균 24%(7만3596명)였다(2020년 9월 말 기준). 직급이 올라갈수록 여성은 더욱 줄었다. 비정규직의 30%, 정규직의 24%가 여성이었고, 임원으로 가면 7%(미등기임원 포함)로 비율이 뚝 떨어졌다. 등기임원의 경우, 12개 기업 중 4곳(카카오, 삼성전자, 네이버, 롯데쇼핑)을 제외하면 여성이 없었다. 대표자가 여성인 곳은 네이버(한성숙 대표) 한곳뿐이었고, 카카오가 여성 임원 비율이 29%로 1위를 차지했다.
코로나19는 기업의 고용 불안정성을 키웠다. 통계청은 통계 작성 이래 최초로 국내 임금근로자 수가 줄었다는 통계도 발표했다. 12대 기업의 고용 상황은 어떨까. 지난해 말과 2020년 9월 말의 직원 수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 롯데쇼핑(9%↓), 이마트(6.9%↓), 한화(6.6%↓)가 여성 직원 수가 많이 감소한 기업으로 나타났다. 이마트는 매출액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직원 수가 모두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네이버(12%↑), 카카오(5.3%↑), 포스코(4.7%↑)는 코로나 이후 여성 직원수가 증가한 기업 1~3위에 올랐다.한편 코로나19 상황에도 정규직 고용을 늘린 곳은 5곳(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오일뱅크, 네이버, 카카오)이었고, 현대차(839명), LG전자(792명)는 비정규직을 대폭 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간 임금 격차는 남성 대비 여성 임금 비율(female to male ratio)로 파악할 수 있다. 12대 기업의 평균 비율은 65%. 남성이 100만원을 받을 때, 여성은 65만원을 받고 있다는 말이다. 국내 기업체 평균도 68%로 유사하나(고용노동부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 이는 OECD 최하위 수준이다.12대 기업 중 임금 격차가 가장 적은 곳은 네이버로, 남직원 대비 여직원 임금 비율이 83.9%에 달했다. 이어 현대차(79.7%), LG전자(74.2%) 순이었다. 반면, 남녀 임금 격차가 가장 큰 곳은 현대오일뱅크로, 여직원이 남직원 임금의 절반 가량(50.7%)만을 받고 있다(2020년 9월 말 기준). 코로나19 이후 남녀 임금 격차는 0.14%p로 미세하게 벌어졌다. 한화(10%↑)는 남직원 대비 여직원 임금 비율이 10%p 올라 가장 개선도가 높았다. 이어 GS칼텍스(5%p↑), 현대차(3%p↑) 순이었다. 반면, 롯데쇼핑(11.2%p↓)과 카카오(10%p↓)는 코로나 이후 남직원 대비 여직원 임금 비율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졌다(2019년 3분기 대비 2020년 3분기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