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의 식량안보 위기를 해소할 '농업테크(Farm tech)'가 차세대 투자 분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지난 7년간 22조 3200억원이 농업테크 스타트업에 투자됐고, 규모 또한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농업테크는 농업·바이오·농기계·수직농장 등 후방산업에 주목하는 혁신 기술로, '어그리테크(agri-tech)', 농업과 식품산업을 통칭해 '어그리푸드테크(agri-food tech)'라고도 합니다. 이슈&임팩트데이터연구소 IM.Lab이 농업테크 투자 지형도를 살펴봅니다.
2020년 6월, 유엔(UN)은 "코로나19(Covid-19)의 여파로 전 세계적인 식량 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가간 국경이 막히고, 식량 수확과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식량 가격이 오르고 굶주리는 인구가 늘어난다는 것. 코로나 이후 불러온 식량위기의 해결책으로 농업테크(Farm-tech)에 전례없는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농업테크란 농업 생산과 관련한 혁신 기술로, 유전자 편집 등 농업 바이오부터 도시 농업·수직 농업 등 현대적인 농업까지 포함한다. 소비자보다는 농업 생산자, 즉 후방 산업에 더 집중된 분야다. 미국의 농업테크 투자기관인 AgFunder는 농업테크 투자가 최근 8년간 꾸준히 성장해왔으며, 코로나 이후 전 세계 식품 시스템의 회복을 돕는 투자가 더욱 활발히 일어날 것이라 내다봤다. 실제로 농업테크 투자 규모는 2012년에 비해 327% 증가했으며, 매년 평균 20%씩 성장해왔다. 2019년 글로벌 VC들의 투자가 전년 대비 16%나 감소할 때에도, 농업테크에 대한 투자는 전년보다 6.8%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1억 달러 이상의 대규모 투자 딜은 11건에 달했으며, 가장 대규모의 딜은 미국의 농작물 거래 플랫폼인 ProducePay의 2억 500만달러(debt financing)였다.
농업테크 투자 생태계는 미국이 선도하고 있다. 투자자 상위 15곳 중에서 11곳이 미국의 VC·Accelerator였다(2019년 기준). 1위는 미국의 VC인 ‘SOSV‘였다. SOSV는 바이오, 식품 분야에 활발히 투자하며, 산하에 7개 액셀러레이터를 운영하고 있다. 농식품 산업 전문 벤처캐피탈인 S2G Ventures(2위), 에어비앤비, 드롭박스 등에 투자한 벤처캐피탈 YCombinator(4위) 등 미국 투자자들이 상위에 올랐다.
미국 외에는 노르웨이의 수산업 전문 액셀러레이터 Hatch, 네덜란드의 농식품 전문 VC Anterra Capital이 각각 3위와 5위에 올랐다. 농업테크 분야에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인도에서는 비영리 인큐베이터 기관인 IIM Calcutta(13위), 농식품 전문 VC Omnivore(14위) 등 총 2곳이 15위권에 들었다.
농업테크 기업 중 딜 규모가 가장 큰 곳은 ProducePay(2,292억원)이나, 이는 부채 조달 금액에 해당한다(2020년 기준). 2위인 Plenty는 수직농장(vertical farm)을 운영하는 미국의 스타트업이다. 수직 농장이란, 수직으로 올린 실내 재배시설에서 인공광인 LED로 작물을 재배함으로써, 재배 면적과 자원을 아낄 수 있는 새로운 농법이다.
기업들 중 Valuation(가치 평가)이 가장 높은 곳은 Planet Labs(2조 7068억원)다(2020년 기준). Planet Labs는 인공위성을 통해 농업 성장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이어 Plenty가 2위(1조2925억원), 천연곤충으로 단백질 및 비료를 생산하는 프랑스의 Ynsect가 3위에 올랐다. 한편, 15개 기업 중에서 도시농업 스타트업인 AeroFarms와 친환경 농업 업체인 Appharvest이 지속가능성 인증인 비콥(B-Corp) 인증을 받았다.
분야별 투자금액 분포를 보면, 농업 바이오테크(Ag Biotechnology)에 가장 많은 금액(1조2264억원)이 투자됐으며, 신농업시스템(Novel Farming System)이 1조536억원으로 뒤를 이었다(2019년 기준). 딜 개수로는 농장관리 SW, 센서, IoT(Farm Management Software, Sensing&IoT)가 211개로 1위, 농업 바이오테크(122개)가 2위를 차지했다.
농업테크 스타트업 또한 미국에 집중돼 있다. 2019년 전 세계 농업테크 투자 딜의 34%(238건)가 미국 기업이었으며, 투자 금액 기준으로는 53%(3조 9355억원)가 미국에 쏠렸다. 이어 프랑스(6.6%), 캐나다(5.1%)순으로 북미와 유럽의 투자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한편, 인도에서도 농업 테크 투자가 전년 대비 87%가 증가하며 성장세가 돋보였다.*자료: Crunchbase, AgFunder(2020 Farm Tech Investment Report) 자료 바탕으로 트리플라잇 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