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코스닥 상장기업인 오스템임플란트에서 2000억원대에 달하는 사상 초유의 횡령 사고가 터졌습니다. 업계 1위 기업이 돌연 상장폐지 위기에 처하면서, 회사에 투자한 소액주주들이 집단 손해배상 소송을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이슈&임팩트데이터연구소 IM.Lab은 지난 한 달간 뉴스와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키워드를 뉴스 데이터 및 이슈 데이터로 들여다보는 '임팩트 키워드'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2월의 임팩트 키워드, #소액주주 권리침해입니다.
2022년 연초부터 기업들의 횡령·배임 사건 보도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1월 3일, 오스템임플란트는 재무팀 직원이 회사 자금 2215억원을 횡령한 사실이 밝혀져 상장폐지 심사대상에 올랐습니다. 2월에는 계양전기, 휴센텍이 각각 245억원, 258억원 규모의 횡령·배임 혐의로 주식 거래가 정지된 상태입니다. 올해에만 횡령·배임 혐의로 4개 기업(오스템임플란트, 세영디엔씨, 계양전기, 휴센텍)이 거래가 정지됐고, 이들 기업의 소액주주는 약 5만8000명, 묶인 투자금만 1조 2674억원에 달합니다.최근 3년으로 시계를 넓혀봐도 기업들의 횡령·배임 혐의로 상장폐지 심사(상장적격성 실질심사)가 진행됐다는 뉴스가 많았습니다. 한국거래소는 횡령·배임 등 혐의가 발생했거나, 공시 의무를 지키지 않는 회사를 상장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선정하고,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합니다. 뉴스 데이터 분석은 2019년부터 지난 2월 22일까지의 소액주주 권리침해 관련 뉴스 데이터 1957건을 대상으로 진행했습니다(수집 주제 : 소액주주, 주주권리 등).
연관 뉴스 키워드를 보면 상장폐지의 빈도수는 지난 2개월 동안 2019년보다 855%(9.5배)나 증가했습니다. 잇따라 횡령(78.26%), 소액주주(56.31%) 등 키워드의 상승도 눈에 띄었습니다. 2020년에는 신라젠, 2021년에는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등의 상장폐지 이슈가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2019년에는 기관 주주인 국민연금이 한진그룹(한진칼, 대한항공)을 상대로 적극적 주주행동에 나선 사건으로 관련 키워드가 많이 보도됐습니다.
기업 중에서는 신라젠이 소액주주 권리침해 관련 뉴스에 가장 많이 등장했습니다. 한때 코스닥 시총 2위를 기록했던 신라젠은 2020년 전·현직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약 388억원)가 밝혀져 거래정지 및 상장폐지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신라젠은 주주 중 92.6%가 소액주주로(개인 소액주주는 86.7%), 현재 17만명이 8016억원을 투자한 상태라 상장폐지 시 대규모의 피해가 예상됩니다. 신라젠은 뉴스 언급량 기준 2020년 1위, 2022년 2위를 기록했으며, 그 뒤를 오스템임플란트, 코오롱티슈진, 셀트리온 등이 뒤따랐습니다.※뉴스 언급량 TOP 8 기업 산정 시, 기관 주주인 국민연금과 관련해 언급된 '한진그룹(한진칼·대한항공)', '대림산업', '남양유업'은 제외하였습니다.
전체 산업 현황은 어떨까요. 2010년부터 지금껏 총 325개 기업에서 1095건의 횡령·배임이 발생했습니다(2010~2022년 2월 22일, 고소·고발 등으로 최초 확인된 기준). 의료용 대마 합법화로 주가 부양을 시도했던 코스닥 상장사 바이오빌이 22건(6.9%)으로 1위에 올랐고, 이어 이매진아시아, 동아쏘시오홀딩스 순으로 발생 건수가 많았습니다. 대우조선해양, 효성, 롯데지주 등 대규모 기업집단 회사 등도 상위에 올랐습니다.소액주주들을 위한 제도는 없을까요? 주주들은 횡령·배임 등으로 회사에 손실을 끼친 경영진에 대한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상장사의 경우, 주식 지분 0.01% 이상을 6개월 이상 보유한 주주라면 소송 제기가 가능합니다. ERRI 경제개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1997년부터 21년간 제기된 주주대표소송은 총 137건으로, 그중 47건이 상장사를 대상으로 제기됐습니다. 다만, 상장사 대상 원고 승소율은 48.8%(일부승소 포함) 수준으로, 상장폐지로 인한 이익 손해를 무조건 배상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Source : 기업공시채널(KIND), ERRI 경제개혁리포트 201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