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전기차 기업 테슬라는 '모델S'를 출시하며 전기차 대중화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그로부터 10년이 흐른 지금, 지난 3월 한 달 간 한국에서 팔린 새 차 중에서 무려 10%가 전기차였습니다.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등을 합한 친환경차는 30%에 달했습니다. 이슈&임팩트데이터연구소 IM.Lab은 지난 한 달간 뉴스와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키워드를 뉴스 데이터 및 이슈 데이터로 들여다보는 ‘임팩트 키워드’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4월의 임팩트 키워드, #전기차 전환시대입니다.
2020년 이후 기업들이 전기차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관련 뉴스 보도가 많았습니다 . 2020년 12월에는 현대차가 2040년까지 유럽, 중국, 미국 등 핵심 국가에서 전기차만을 판매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했고, 전자기기 기업인 애플마저 자율주행 전기차를 내놓겠다며 참전을 예고해 화제였습니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던 LG화학이 배터리 부문을 분사해 'LG에너지솔루션'을 출범했고, SK, 롯데케미칼 등 대기업들도 전기차 배터리 관련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뉴스 데이터 분석은 2020년 1월 1일부터 지난 4월 15일까지의 전기차 관련 뉴스 데이터 7만6563건을 대상으로 진행했습니다.
연관 키워드를 보면, 전기차 생산 원가의 30~40%를 차지하는 배터리 관련 기사가 가장 많았습니다. 배터리는 최근 코로나19와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등의 여파로, 원자재인 리튬, 니켈 등의 가격이 크게 상승해 공급난이 빚어진 소식이 꾸준히 보도됐습니다. 기업 관련 키워드는 테슬라, 현대차, 기아차 순으로 많이 나타났습니다. 이들 기업은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비교적 선전하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온 기업들입니다. 이밖에 전기차 수요에 영향을 주는 전기차 충전소 확대 등 인프라 관련 뉴스와, 지자체 구매 보조금 등 정책 관련 뉴스가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슈 데이터로도 전기차 산업의 확장세가 뚜렷했습니다.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2012년 12만대에서 2021년 675만대로 56배 성장했습니다(하이브리드+배터리 전기차 기준). 특히 2021년에는 판매량이 전년 대비 108% 성장하며, 시장 점유율이 8.2%로 껑충 뛰어올랐습니다. 국내 시장 역시 지난해 판매량 10만대(배터리 전기차 기준)를 처음 넘어서며 크게 성장했습니다. 주요 기업의 점유율을 보면, 현대차그룹이 전체 판매량의 70%를 차지해 1위에 올랐고, 테슬라가 18%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성장하는 산업이지만 공급 측면에서는 리스크도 존재합니다. 기술의 발전으로 10년간 배터리 가격이 낮아졌지만, 최근 니켈, 리튬 등 원자재 값이 크게 상승해 공급망 불안이 대두된 것입니다. 실제로 최근 3년간 리튬은 565%, 니켈은 170%나 가격이 올랐습니다. 기존 산업계는 올해 전기차 배터리 가격이 킬로와트시당 100달러에 이르고,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가격이 비슷해질 것으로 전망해왔습니다. 그러나 공급망 불안으로 최근 블룸버그NEF가 이 시점을 2024년으로 미뤘고, 배터리 가격이 상승세에 접어들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수요와 공급이 늘면서 전기차 인프라도 꾸준히 확충돼 왔습니다. 2020년 기준 국내 공공 충전기는 약 6만 5000여대 수준으로,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수가 늘었습니다. 전국의 충전기 중 85%는 충전 속도가 22 kW 이하인 완속충전기로, 나머지는 빠른 충전이 가능한 급속충전기입니다. 지역별 분포를 보면, 강원이 충전기 당 전기차 수가 7.6대로 인프라 수준이 높았습니다. 반면, 부산은 29.4대로 충전기 공급이 가장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천, 서울, 대전 등 비교적 전기차가 많이 보급된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인프라 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전기차 수요를 견인한 것은 구매 보조금의 힘이 컸습니다. 현재 한국은 전기·수소차 등 친환경차 구매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이는 주요 자동차 생산국 중 가장 많은 수준입니다(2021 환경백서). 2022년 현재 전기 승용차를 구매할 때 받을 수 있는 평균 금액은 1244만원(국비+지자체 보조금 합계)입니다. 경북 울릉군이 가장 많은 1800만원을 지급하고 있으며, 서울과 세종이 가장 적은 900만원을 보조합니다. 전기차 수요가 늘어나면서, 전기차 구매 보조금은 2021년에 전년 대비 6%, 올해 전년 대비 12% 줄어들며 감소세에 있습니다.
전기차는 친환경 모빌리티로 기업과 소비자에게 각광받고 있지만, 환경적 임팩트에 대해서는 다양한 주장이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전기차와 동력원인 전력의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고려해야 전기차의 임팩트를 명확하게 볼 수 있다고 말합니다. 특히, 배터리와 전기차 차체가 대형화되는 추세에서 대형 전기차가 소형 내연기관차보다 환경에 더 유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전기차 생산 과정에서 재생 에너지를 활용하고, 수명이 다한 폐배터리를 재활용하는 등 환경적 피해를 줄이기 위한 각계의 실험들이 계속되고 있는 이유입니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