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산업의 성장세가 가파릅니다. 2012년 전세계 전기차 판매량이 10만대를 넘어섰고,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2022년 판매량은 1050만대로 예상됩니다. 전기차 및 배터리의 차세대 기술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차량용 반도체·리튬·니켈 등 원료 공급 지연이 계속되고, ESG 흐름의 가속화로 환경파괴와 인권침해를 하지 않는 '지속가능한 재료 및 공급망'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국내 전기차·배터리 기업들은 어떤 전략으로 미래를 대비하고 있을까요. 이슈&임팩트데이터연구소 IM.Lab은 전기차·배터리 시가총액 상위 5개 기업의 지속가능한 공급망과 임팩트를 살펴봤습니다.
국내 전기차 판매 1위는 현대 아이오닉5, 배터리는 중국과 전쟁 중
-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전기차는 '현대 아이오닉5'로 2022년 1월 누적 기준 2만2671대이며, 현대 포터2EV와 기아 EV6가 뒤를 이었습니다.
- 국가별로는 한국에서 판매된 전기차가 2022년 3분기 기준 7만대를 넘어서, 전세계 7위에 올랐습니다.
- 2021년 3분기 기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 규모는 중국의 CATL이 5만7837대로 1위이며, LG에너지솔루션이 4만2152대로 2위로 나타납니다. SK이노베이션(7887대)과 삼성SDI(3607대)이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 속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 전기차용 배터리 점유율은 중국이 48.3%로 가장 높고, 한국이 27.2%로 2위, 일본이 3위(17%)입니다.
2010년부터 국내 전기차·배터리 산업 확산세
- 국내 전기차·배터리 산업은 1991년 현대차가 출시한 국내 최초 '쏘나타 전기차', 1998년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리튬이온 배터리 개발에서 시작됩니다.
- 2002년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자동차가 세계적인 자동차 경주대회(Pikes Peak International Auto Rally)에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삼성 SDI와 SK이노베이션은 독일 보쉬, 다임러그룹 등과 계약을 맺으며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확장하기 시작했습니다.
- 기아는 2011년 최초 양산형 전기차 레이EV를 출시했고, 현대자동차는 2013년 세계 최초 수소 전기차(Tuscan)를 양산했습니다. 그 이후로 아이오닉, 코나EV, 수소전기차 넥쏘 FCEV, 쏘울EV, 니로EV 등 두 기업의 전기차 모델이 지속적으로 개발 및 출시됐습니다.
- 전기차 수요가 늘면서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 증설이 이어졌고, LG에너지솔루션은 2016년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탐사용 우주복에 리튬이온 배터리를 공급하는 업체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 2020년대에 들어서는 국내외 다양한 기업과의 합작법인 설립과 정부 기관 등과 협약 등을 통해 친환경 모빌리티 생태계를 확장해나가는 모습입니다.
미래 전략 키워드로 떠오른 친환경, 대중화, 기술 경쟁력
- 전기차·배터리 산업 상위 5개 기업의 사업 전략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친환경', '미래 기술', '전기차 대중화'에 주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 세계 기후 위기와 에너지 전환에 대응하기 위해,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 확보를 적극적으로 검토 및 진행하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 현대자동차는 모빌리티 서비스 사업과 수소 생태계 이니셔티브 확보를, 기아는 친환경 선도 및 고객 중심 브랜드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 삼성SDI는 리튬이온 2차 전지 시장 선도와 국내외 밸류체인 전반의 협력 체계를, SK이노베이션은 차세대 배터리 개발과 친환경 문제 해결 전략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재활용/재사용과 배터리 생애주기 관리를 통한 가치 창출에 주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매출의 3.26% 연구개발 투자, 에너지· 폐기물 연구 많아
- 전기차·배터리 Top5 기업이 지난 2021년 연구개발에 투자한 평균 비용은 매출액의 약 3.26%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삼성SDI가 6.5%로 가장 많았고, 기아가 2.7%, 현대자동차가 2.6%로 뒤를 이었습니다.
- 5개 기업의 연구개발 중에서 친환경 기술을 통해 해결하려는 문제는 '에너지(26.7%)'와 '폐기물(26.7%)'가 가장 많았습니다. '온실가스(20%)', '대기오염(13.3%)' 문제 해결이 뒤를 이었습니다.
-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경우 제어, 시스템, 부품, 소재 등의 효율성·편의성과 안전성·내구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집중해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SK이노베이션은 친환경 폴리머 및 시스템 개발을, LG에너지솔루션은 혁신적인 차세대 플랫폼 개발을 진행 중입니다.
지속가능한 재료·공급망 관리 수준은
- 최근 아프리카 10개국을 포함한 분쟁 지역에서 불법 채굴되는 광물 이슈가 지속적으로 제기됨에 따라, 기업들의 책임있는 구매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국내 전기차·배터리 상위 5개 기업 대부분 2020년을 기점으로 지속가능한 원재료 구매 및 공급망 관리를 위한 정책 마련, 평가 및 검증, 인식개선, 공급망 ESG 평가를 강화하는 모습입니다. 한편 지난 4월 22일, 유럽의회에서는 'EU 배터리 법안'을 압도적인 표 차이로 통과시켰습니다. 전기자동차(EV) 배터리의 소재 원료 채취부터 제품 생산 등 모든 과정에 지속가능한 기준을 만들고, 공급망 실사 의무도 부과됩니다. 한국전지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의 EU 시장 판매 점유율은 71.4%에 달합니다. 책임광물 관리는 물론 인권, 노동,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식별하고 예방 및 해결할 수 있는 전략과 대비가 시급한 상황입니다.
- 현대기아차는 2021년 협력사의 분쟁광물 현황을 조사하고, 협력사에 인증제련소(RMAP)와의 거래를 요청했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담은 분쟁광물 관리 보고서를 최근 발간해 책임광물 관리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 삼성SDI는 2017년 책임있는 광물 소싱 및 공급망 행동규범을 수립하고, 2020년부터 4대 분쟁광물에서 부정적 영향이 있는 모든 광물로 조사범위를 확대했습니다. 2019년에는 독일국제협력공사와 콩고 광산 인근 지역의 환경개선 프로젝트, 2021년에는 BMW, Volvo, Google, WWF와 심해저 광물 채굴 일시 중단 지지 성명을 발표하는 등 인식개선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 LG에너지솔루션은 2018년 콩고민주공화국 영세광산 실사를 통해 아동노동 인권 현황을 점검하고, 이러한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또한 2020년에는 블록체인 플랫폼 자동연동 체계 구축을 통해 원재료 공급망 투명성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 SK이노베이션은 2018년부터 담당조직의 KPI에 ESG를 최대 30%까지(2020년 기준) 반영하고, 협력사 ESG 사전평가를 통해 100점 만점에 60점 이상 협력사만 등록되는 평가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기차·배터리 Top5 기업, ESG 임팩트 수준은
-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온실가스 배출량, 에너지 및 수자원 사용량 등 환경 지표는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현대자동차의 협력사 산업재해와 기아의 임직원 산업재해는 2년 연속 악화되었습니다.
- 전기차 수요로 인한 공장 증설 등 공급 증가로 배터리 3개사의 환경 지표는 대체로 나빠진 모습입니다.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의 온실가스 배출량, 에너지 총 사용량, 수자원 사용량은 2년 연속 악화됐습니다. 반면, 3개사의 여성 임직원 및 관리자 비율은 개선되었습니다.
- SK이노베이션의 에너지, 수자원, 폐기물, 대기오염 배출량 등 환경 지표는 전년 대비 또는 2년 연속 개선되는 모습입니다.
- 배터리 관련 인력 수급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3개사 모두 신규 채용 지표가 악화되는 모습을 보였고, LG에너지솔루션만 자발적 이직률이 2년 연속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트리플라잇 기업부설연구소 이슈&임팩트 데이터연구소 IM.Lab, 국내 200대 기업 비즈니스&임팩트 DB analys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