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의 완화, 야외 마스크 해제 조치로 화장품 및 패션 업계의 시장 회복이 기대되고 있지만, 중국 봉쇄와 원부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악재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가치소비 흐름과 기후위기 대응에 발맞춰 지속가능경영 전략의 고도화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있습니다. 경기침체와 불확실성 속에서 화장품·패션 기업들은 건강식품, 의료용품 등 새로운 뷰티 산업으로의 다각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인수합병에 나서며, 책임경영 전략에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국내 화장품·패션 기업들은 어떤 전략으로 미래를 대비하고 있을까요. 이슈&임팩트데이터연구소 IM.Lab은 시가총액 상위 화장품·패션 주요 기업 4곳의 비즈니스 목적과 임팩트를 살펴봤습니다.
코로나19 악재 속 사업 다각화로 승부
- LG생활건강은 2021년 연간 매출실적 8조원대를 돌파하며, 매출·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뷰티, 생활용품, 음료 사업 부문의 다각화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인 덕분입니다.
- 2020년 화장품 부문 1위를 LG생활건강에 내준 아모레퍼시픽은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올해 1분기 중국 시장 매출이 10% 가량 감소되며,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이 하락했습니다.
- 요가복, 레깅스 등의 소재로 쓰이는 스판덱스 분야 글로벌 1위 업체인 효성티앤씨는 섬유와 무역 부문 사업으로 지난해 영업이익 1조 클럽에 가입하며 성장했으나, 최근 중국 봉쇄로 수요가 둔화된 상태입니다.
- 휠라홀딩스는 골프 브랜드를 보유한 아쿠쉬네트의 호조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골프 산업 성장이 가속화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미래 전략 키워드로 떠오른 안전성, 친환경성, 고객 경험
- 화장품·패션 산업 상위 4개 기업의 사업 전략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안전성', '친환경', '고객 경험'에 주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 세계 기후위기와 리스크 대응을 위해 사회·환경 차원의 전략과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모습입니다.
- LG생활건강은 유해물질에 대한 소비자의 경각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소비자안심센터를 중심으로 안심품질 인증제도를 개발 및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더마 화장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프리미엄 유통 디지털 채널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 아모레퍼시픽은 개인별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추천 및 판매 서비스를 출시하고, 미국 MIT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외부 환경 변화에도 안정적으로 장기간 피부 상태를 측정할 수 있는 초박막 피부 측정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또한 친환경 가치를 담은 '리필 스테이션'을 운영하는 등 고객 경험 강화에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 효성티앤씨는 고부가가치 차별화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무역 전문가 양성 및 리스크 매니지먼트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모습입니다. 휠라홀딩스는 대리점 중심 유통에서 홀세일 채널로 전환하고,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서의 입지와 지속가능경영 환경 구축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정관 변경사항에 담긴 기업의 목적 변화
- 최근 화장품·패션 Top4 기업은 비즈니스 경쟁력 확보과 지속가능경영 강화를 위해 정관을 변경해왔습니다. LG생활건강은 2021년 3월 사업의 목적에 가맹점 사업 및 제안 사업을 추가하고, 더페이스샵을 흡수합병했습니다. 2022년 3월에는 사업의 목적에 의약품 수입거래를 추가했습니다.
- 2022년 3월 아모레퍼시픽은 기업의 소명을 '사람을 아름답게, 세상을 아름답게'로 정의하고, 책임있는 기업 시민의 역할을 회사의 존재이유와 경영 철학에 담아 정관의 전문을 신설했습니다. '경제, 사회, 환경의 모든 측면에서 기업 가치를 균형있게 창출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한다'는 지속가능성 차원의 목적이 담겨 눈길을 끌었습니다. 또한 계열사인 에스트라를 합병함에 따라 사업의 목적에 의료기기 제조업 및 판매업을 추가했습니다.
- 효성티앤씨는 지난 3년간 사업 다각화로 인한 변화를 정관에 담았습니다. 2019년에는 사업 목적에 부동산 임대업·전기공사업·에너지 절약사업이, 2021년에는 기초화학 물질 제조 및 판매업, 화학섬유 원료 재생업, 친환경 리사이클 섬유 제조 및 판매업, 의류제품 제조 및 판매업, 브랜드 및 상표권 등 지적재산권 라이센스업, 투자 등이 추가됐습니다.
- 휠라홀딩스는 거버넌스의 변화로 정관이 변경됐습니다. 2018년에는 대표이사 권한 및 역할을 이사회 의장으로 이양하고 사외이사 임기를 3년으로 연장하며 독립성을 보장했습니다. 또한 2019년에는 선제적 분기 배당 제도를 도입하며 정관을 바꿨습니다.
최근 활발해진 인수·합병, 그 이유는?
- LG생활건강은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관련 사업들을 공격적으로 인수합병하며, 화장품·생활용품·음료 3개의 안정적인 사업 부문을 구축하는 모습입니다.
- LG생활건강은 2019년 130년 역사를 지닌 미국 화장품 회사인 뉴에이본(New Avon)의 지분 100%를 1억2500만 달러(약 1450억원)에 인수해,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섰습니다. 또한 2021년에는 미국 하이엔드 패션 헤어케어 브랜드 알틱 폭스(Artic Fox)를 보유한 보인카(Boinca)의 지분 56%를 1억 달러에 인수했습니다. 알틱 폭스는 비건 콘셉트의 브랜드로, SNS를 통한 디지털 마케팅력을 기반으로 200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곳입니다.
- 또한 LG생활건강은 더페이스샵, CNP코스메틱스, 케이엔아이 등 3개 자회사를 합병하고 해외 진출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섰습니다. 국내 명품 치약 브랜드 '루치펠로'를 인수하며 치약 브랜드에 고가 라인을 더하기도 했습니다.
- 아모레퍼시픽은 더마사업과 건강기능식품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회사인 (주)에스트라를 2021년 9월 흡수합병했고, 보다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 하기 위한 목적으로 자회사였던 (주)코스비전을 흡수합병했습니다.
매출의 1.77% 연구개발 투자, 효과성·친환경 기술에 주목
- 화장품·패션 주요 기업이 지난 3년간 연구개발에 투자한 평균 비용은 매출액의 약 1.77%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LG생활건강이 2.8%로 가장 많았고, 아모레퍼시픽이 2.44%로 뒤를 이었습니다.
- 대부분 화장품·생활용품·섬유 등 기능 개선의 효과성을 위한 기술 개발이 많았고, 안전성과 고객의 건강 증진을 위한 혁신적인 연구에도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 LG생활건강은 동물성 원료를 배제한 비건 인증, 친환경 생분해 원단이 적용된 친환경 인증 물티슈를 출시했습니다. 또한 환경과 인체에 안전한 세정 성분을 농축시켜, 플라스틱 용기가 필요없는 고체 타입의 샴푸바를 개발했습니다.
- 아모레퍼시픽은 초고압 인삼 가공 기술을 활용한 화장품 원료 제조로 녹색기술 인증을 받았고, 해양 생태계 보전을 위한 플라스틱 사용량 절감 등으로 소비자가 직접 뽑은 2021 대한민국 올해의 녹색 상품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폐기물 재활용·수자원 관리 위한 노력
- 패션산업은 미세플라스틱과 폐기물로 인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어 왔습니다. 화장품업계 역시 용기 재활용 문제 해결을 위한 순환경제 전략을 고심하는 상황입니다.
- LG생활건강의 폐기물 재활용률은 2018년 41.13%에서 2020년 67.24%로 꾸준히 높아졌습니다. 2018년 86%의 폐기물 재활용한 아모레퍼시픽은 2019년 89%에서 2020년 86%로 다소 감소한 모습입니다.
- 효성티앤씨는 2019년 86.1%였던 폐기물 재활용률이 2020년 76.7%로 10%p 하락했습니다. 휠라홀딩스는 2019년 50%에서 2020년 56%로 소폭 상승했습니다.
- 수자원 사용량은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모두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 연속 감소하며 물 관리 지표가 개선되는 모습입니다.
화장품·패션 Top4 기업, ESG 임팩트 수준은
-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온실가스 배출량, 에너지 총사용량은 2년 연속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고, 폐기물 발생량은 두 기업 모두 전년 대비 개선되었습니다.
- 그러나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모두 여성 임직원 비율이 2년 연속 악화됐고, 임직원의 산업재해 수준과 신규 채용 인원이 2년 연속 또는 전년 대비 악화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반면, 매출액 대비 사회공헌 비율은 두 기업 모두 2년 연속 증가했습니다.
- 효성티앤씨와 휠라코리아는 온실가스 집약도(매출액 기준 온실가스 배출량 계산) 측면에서 전년 대비 악화되는 모습이 나타났고, 두 기업 모두 협력사의 산업재해 수준에 대해 공시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반면, 장애인 고용률과 여성 관리자 비율은 두 기업 모두 2년 연속 증가하였습니다.
- 사람과 지구를 위한 화장품·패션 기업의 지속적인 노력과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됩니다.
※트리플라잇 기업부설연구소 이슈&임팩트 데이터연구소 IM.Lab, 국내 200대 기업 비즈니스&임팩트 DB analys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