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식량난으로 재앙에 직면했다." 이달 24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전례 없는 글로벌 식량위기를 선포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과 코로나19, 기후변화 등 이슈들이 복합되면서 식량 가격이 폭등하고, 기아 문제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슈&임팩트데이터연구소 IM.Lab은 지난 한 달간 뉴스와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키워드를 뉴스 데이터 및 이슈 데이터로 들여다보는 ‘임팩트 키워드’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6월의 임팩트 키워드, #글로벌 식량난입니다.
최근 3년간 식량난은 전 세계로 확산됐습니다. 2019년만 해도 식량난 관련 뉴스는 북한 소식이 대부분이었습니다. 2020년 코로나19로 공급망이 막히면서 대규모 식량위기가 예견됐고, 폭염, 가뭄, 병충해 등 기후재난으로 밀, 대두 등 식량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2022년, 러시아가 세계의 빵공장으로 불리는 우크라이나를 침공, 주요 국가들이 식량 수출을 막는 '식량쇄국정책'을 펼치면서 글로벌 식량 가격이 폭등을 맞게 됩니다.
식량난의 원인은 크게 ▲기후변화 ▲코로나19 ▲국제분쟁으로 지목됩니다. 2020년부터 3년간 뉴스를 분석한 결과, 코로나 원년에는 각국의 국경이 막혀 식량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는 보도가 많았습니다. 아프리카와 중동에서는 수억 마리의 메뚜기떼가 날아와 식량을 먹어 치워 약 23개 국가가 위기를 겪기도 했습니다. 2021년에는 탈레반이 재집권한 아프가니스탄에서 유아의 절반이 영양실조 위험에 처했고, 이듬해 러시아가 우크라를 침공하며 글로벌 식량난이 도래했습니다.
이슈 데이터를 봐도 상황은 심각합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식량지수를 보면, 2021년 식량 가격은 1년 만에 40.4%나 상승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이후인 올해 3월에는 한 달 만에 18.4%가 올랐습니다. 전운이 감돌면서 주요 수출국들은 수출금지, 수출허가제, 관세 등으로 빗장을 걸어 잠궜습니다. 6월 말 기준으로 18개 국가가 31개 품목에 대해 연말까지 수출금지 조치를 내린 상태로, 연말까지 공급 부족 추세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기후변화도 식량 공급에 위협적인 리스크입니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6차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는 전 세계 농업과 수산업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아프리카는 농업·축산업·수산업 3개 부문에 대해 계속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어 취약한 상황입니다. IPCC는 기후변화로 인해 2050년 곡물 가격이 7.6% 상승할 것이며, 이로 인해 식량공급 불안정과 기근 문제가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합니다(IPCC 기후변화와 토지 특별보고서).
코로나 이후 생계곤란으로 끼니를 위협 받는 인구도 늘었습니다. 세계은행이 코로나 이후 전 세계에서 시행한 가정 설문조사 결과, 조사 대상 60개국의 15%가 "돈이 없어서 하루 종일 끼니를 거른 적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또한 "돈이 없어서 식량이 바닥날 걱정을 한 적 있다"는 사람들은 56%(30개국)에 달했습니다. 세계은행은 최빈국일 수록 코로나 이후 식량 안보 악화 수준이 심각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식량난으로 현재 전 세계 53개국 1억 9300만명이 위기에 처했습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의 분류에 따르면 이들은 '적절한 식량을 섭취하지 못하면 당장 생명이 위험한(IPC 5단계 중 3단계 이상)' 수준입니다.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케냐 등 아프리카 3개국에서만 올해 약 2000만명이 식량난과 영양실조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