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팩트 측정,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나요?"
트리플라잇이 임팩트 투자사, 비영리 단체 등 주요 고객사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임팩트 측정의 목적은 사업이나 조직의 임팩트를 측정해 그 결과를 이해관계자에게 커뮤니케이션하거나, 사업의 방향성을 점검하고 개선하는 것에 있습니다. 저희 트리플라잇은 지난 3년간 120곳이 넘는 다양한 조직의 임팩트 측정을 컨설팅, 자문, 교육 등의 방식으로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임팩트 측정의 시작 단계에서 저희가 주로 사용하는 임팩트 측정 도구인 '변화이론(Theory of Change)'의 활용법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트리플라잇이 궁금하시다면? : 트리플라잇 3주년 임팩트 히스토리 , 트리플라잇은 왜 이런 일을 하나요?
변화이론은 조직의 사업이나 프로젝트가 어떻게 Impact(임팩트), 즉 변화로 이어지는지 설명하는 방법입니다. 실제로, 많은 조직들이 변화이론을 활용해 성과를 측정하고 있지만 그저 하나의 '프레임워크'로 생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습니다. 변화이론의 핵심은 '시각화된 결과물'이 아니라 '성과를 그려내고 구체화하는 과정'에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희 트리플라잇은 변화이론을 "조직의 구성원들이 사업이나 프로젝트가 임팩트를 달성하기 위한 일종의 청사진(blueprint)을 함께 구조화하고 합의하는 과정"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변화이론 도출 과정은 '순서'가 핵심입니다. 우리(의 프로젝트)가 최종적으로 바라는 변화의 상을 먼저 그려야 합니다. 다만 대부분 변화상이 추상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임팩트 정의 과정을 통해 의미를 구체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단어의 구체화가 아닙니다).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Outcome(성과)를 브레인스토밍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성과를 만들어내기 위한 Activities(활동)를 정리해야합니다. 그리고 Activities(활동)와 Outcome(성과) 사이의 연결선을 그려봅니다.
사업 담당 실무자나 조직 내부 구성원이라면, 보통 우리가 하고 있는 Activities(활동)부터 설명하는 것이 익숙합니다. 그렇기에 변화이론 도출 과정이 편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충실히 이 과정을 밟아가다보면, 자연스럽게 우리 조직의 활동을 성과 중심으로 정리할 수 있게 됩니다. 변화이론의 핵심은 기존의 운영 기반 접근 방식(Operational based approach)에서 성과 및 이해관계자 중심 접근 방식으로 관점을 전환하는데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트리플라잇과 같은 제3자의 가이드나 워크숍 등이 구체적인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업 담당자들은 운영과 실행에 집중하다보니, 시각이나 관점이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변화이론의 활용법은 다양합니다. 첫째, 변화이론은 강력한 임팩트 커뮤니케이션 도구입니다. 한 페이지에서 조직의 활동과 임팩트를 명확하게 표현하는 시각적인 방법 중 하나죠. 도출된 변화이론을 통해 조직의 이해관계자에게 임팩트를 한 눈에 설명할 수 있습니다. 둘째, 임팩트 측정 과정에서는 조직이 달성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를 위해 우리가 측정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알아내는데 도움이 됩니다. 셋째, 활동과 임팩트를 연결함으로써 실제 임팩트를 창출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그렇지 못한 활동을 무엇인지 발견하면서 개선 사항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변화이론 도출 과정을 통해 우리가 달성하고자 하는 최종 목표 및 임팩트에 대한 합의를 도출할 수 있습니다.
예시를 한 번 들어볼까요. 진로·직업 정보를 제공하며 청소년의 성공적인 진로 선택을 돕는 A라는 기업이 있습니다. 과연 A의 전략적 활동은 진로·직업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충분할까요? 그렇다면, 변화이론 도출 과정을 적용해봅시다. A는 최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먼저 어떤 성과를 내야할까요? 먼저 청소년들의 제3차 교육으로의 진학이나 취업이 늘어나야 하겠지요. 그렇다면 서비스 사용자에게 취업 교육을 연계하는 신사업을 개발하거나,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통해 청소년의 진로 성숙도가 얼마나 향상됐는지 측정하는 데이터를 확보해야겠다는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변화이론을 적용할 때 주의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양'으로 보여주고 싶은 함정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Outcome(성과)가 많이 기술되어 있다고 좋은 것이 아닙니다. 조직이나 프로젝트의 Impact(임팩트)와 긴밀하게 연결된 전략적 활동을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양적으로 많은 것을 보여주는 것에 집중한다면, 진짜 임팩트가 무엇인지 이해하기 어려워지고, 성과와 관계없는 의미없는 데이터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항목의 Output(결과) 데이터를 적는 것이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착각하지 않아야 합니다. 지역 사회에서 정신 건강 클리닉을 제공하는 의료 사회적 협동조합 B가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B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환자가 많아지는 것이 긍정적인 숫자일까요, 부정적인 숫자일까요? 더 큰 숫자를 적고자하는 유혹에 빠질 수는 있지만 진정한 임팩트 데이터는 아닐 수 있습니다. B의 임팩트는 얼마나 많은 환자들이 스트레스를 줄였는지를 측정하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Outcome(성과)와 관련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성과 지표가 많을 경우 조직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관리하기도 어렵고, 엄밀하게 따져보면 측정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트리플라잇은 변화이론 도출 과정에서 Core Impact(핵심 임팩트), Core Outcome(핵심 성과)을 먼저 정리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목적은 보여주기식 데이터를 모으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통해 의미를 찾아내는 것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변화이론을 도출할 때, 임팩트 측정의 목적을 잊지 말아주세요.
▶린 데이터 방법론이란? : 린 데이터, 임팩트의 핵심을 측정하는 방법
임팩트 측정에는 많은 도구와 방법론이 있습니다. 저희 트리플라잇도 지난 3년간 각 조직의 임팩트 측정 목적에 따라 린 데이터, 사례 연구, 빅데이터, 화폐화 등 다양한 측정 방식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저희가 공통적으로 경험한 것은 '임팩트 정의'라는 측정의 첫 단추가 잘 꿰어졌을 때, '임팩트 측정'의 활용도가 높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변화이론'을 적용하며 임팩트 측정의 함의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저희가 임팩트 측정 과정을 도와드렸던 파트너 기관들은 임팩트 지표를 도출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업의 임팩트를 재정의하기도 하고, 전략적 활동의 우선순위를 조정하기도 했지요. 앞으로도 많은 조직들이 임팩트 측정을 통해 결과값을 넘어서는 '인사이트'를 발견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합니다.